北, 21일 日해상보안청에
위성 발사 일정 통보
기상 변수로 발사 시점 '유동적'
북한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우리 군이 북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동향을 포착하고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경고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모양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측에 (발사 일정이) 통보된 것은 특별히 없다"면서도 "일본 측에 통보된 것은 외신을 통해서 다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일본 측이 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 발사 일정을 공유해 줬느냐'는 질문에는 "국제기구(국제해사기구)를 전체적으로 관할하는 주관국이 있다"며 "주관국에 (발사 일정을) 통보하면 연관성 있는 국가에 다 통보된다. 그런 (주관국) 역할을 지금 일본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부적인 것(공식 채널을 통한 공유 여부)은 조금 더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NHK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위성 발사 일정을 명시한 메일을 해상보안청 해양정보부에 보냈다.
해당 통보에 따라 해상보안청은 항행 경보를 내리고 선박에 주의를 당부했다.
낙하물 등이 우려되는 위험구역은 북한 남서쪽의 서해 해상 등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으로 확인됐다. 위험구역은 지난 2차 발사를 앞두고 설정된 구역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발사에서 북한이 사전 통보한 일정 가운데 첫날 도발을 감행했던 만큼, 기상 여건에 문제가 없는 한 내일 발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이날 오전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내일 북한 위성 발사장이 있는 평안북도 일대에 비가 내릴 전망이라 며칠 뒤 쏘아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의 발사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위성 3차 발사를 포함한 기술 개발 동향, 전략 배치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시기를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두 차례 실패로 체면 구긴 北
연말 결산회의 앞두고
군사 분야 성과 '절실'
두 차례 실패로 체면을 구긴 북한 입장에선 이번 발사 성공이 대내외적으로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초부터 '위성 다각배치'를 거듭 강조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연말 결산회의를 앞두고 뚜렷한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오는 30일 첫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발사 성공을 선점해 대내외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 기술 이전 가능성 주목
美항모와 억지력 과시할 듯
한미는 북한 위성 관련 러시아 기술 이전 가능성에 주목하는 한편, 한반도에 전개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앞세워 대북 억지력 과시에 나설 전망이다.
전 대변인은 러시아 기술 이전 가능성과 관련해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의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이날)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며 "이번 방한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 공약을 행동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연합훈련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협의 중"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군사합의 효력정지 카드도 '만지작'
아울러 군 당국이 전날 발표한 '대북 경고성명'대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전 대변인은 '북한 위성 도발 시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정지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효력정지 필요성에 대해서 국방부가 그동안 입장을 말씀드려 왔다"며 "관련 기관에 그러한 입장을 전달해 왔다. 필요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거기에서 의견이 논의되면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 효력정지에 대한 내용이 국민 여러분께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 대변인은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며 "아직 결론적으로 어떻게 됐다 하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