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 대표단 초청 만찬…테이블 일일이 돌며 지지 호소
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 등 기업 총수도 총출동
3박 4일간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로 이동한 윤석열 대통령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막판 외교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첫 일정으로 인터컨티넨탈 르그랑 호텔에서 파리 주재 외교단과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등 60여 명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대한민국은 엑스포를 개최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 하고자 한다"며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모든 참가국이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선보이는 문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부산엑스포는 인류 미래세대를 하나로 연결할 만남의 장으로 새로운 꿈과 기회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후 위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제3세계 개발도상국을 지칭) 문제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도전을 함께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했다.
BIE 대표들에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2030 부산엑스포에서 다시 뵙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날 만찬엔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참석해 막판 표심 공략에 힘을 보탰다. 대통령실 참모, 정부 인사, 프랑스 대사관, 유네스코 대표부 등도 자리했다.
정의선 회장은 영어로 한 건배사에서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각광받고 있다"며 "11월 28일에 나오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각국 대표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윤 대통령은 신동빈 회장과 BIE 대표단이 섞어 앉은 자리로 찾아가 "(한국의 야구 구단인) 롯데도 본거지가 부산"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계 프랑스인인 플뢰르 펠르렝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부산을 지지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더 확산하기 위해서이며, 또 하나는 한류라는 소프트파워의 긍정적 영향력을 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만찬에 참석한 각국 관계자들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2인3각 경기처럼 원팀으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까지 파리에 머물며 부산의 강점을 홍보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귀국한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파리에서 BIE 회원국 182개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122표)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1·2위 도시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최종 개최지를 결정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지금까지 82개국 정상들과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했는데, 지난 6월 파리 BIE 총회에선 영어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등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가 결정되는 11월 28일 제173차 (BIE) 총회까지 정부, 민간 등 모든 주체들이 '코리아 원팀'(Korea One Team)의 기조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