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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직 없는' 양문석에 당직정지 3개월…'눈 가리고 아웅' 경징계


입력 2023.11.30 10:02 수정 2023.11.30 11:4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전해철에 "수박 뿌리 뽑겠다" 혁신계엔 "바퀴벌레"

발언 논란 커지자 이재명 직접 윤리감찰단 조사 지시

넉 달만에 나온 결과는 경징계…경선 출마 제약 無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비명(비이재명)계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 등의 막말을 한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에 '당직 자격 정지 3개월'의 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원 자격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았을 경우'에만 총선 경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양 전 위원장이 전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 상록갑 경선에 나서는 데에는 제약이 없게 됐다.


이날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회의에서 양 전 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당직 자격 정지 3개월'로 결정했다. 양 전 위원장이 전 의원을 향해 '수박' 발언(6월)을 해 논란을 빚은 뒤, 민주당이 징계 절차에 착수(7월)한지 4개월여 만이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의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수박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정 성향 유튜브 방송에서 "수박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인천의 홍영표, 경기도의 전해철"이라며 "이 두 사람이 수박으로 치면 왕수박이고, 전쟁터로 치면 본진"이라고 했다.


특히 양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6일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뒤에서 배후조종하고 상습적으로 혜경궁 김씨 터뜨리고 이재명 녹취록 까고 김부선 사건 부풀렸던 그런 전해철 아니냐"라며 "(전 의원) 스스로 정계은퇴 시켜드리겠다. 양문석이 출마하지 못해도 전해철도 출마할 수 없게 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양 전 위원장은 이 외에도 유튜브 방송 등에서 혁신계 의원들을 '바퀴벌레'로 표현하면서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표는 직접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다. 인격을 훼손하는 발언을 지속해 당의 단합을 해치고 품위를 손상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럼에도 양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25일 페이스북에 "그들의 행위를 비난하면서 분노한 것은 그들을 '내가 화를 낼 만큼의 수준은 되는 정치인'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X쓰레기는 그냥 치우면 되는 것인데 나를 희생해서 치우려고 했던 것"이라고 정당성을 부여했다.


양 전 위원장의 징계 수위를 두고 당내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 수위는 △제명 △당원 자격 정지 △당직 자격 정지 △경고 순으로 높다.


양 전 위원장이 받은 '당직 자격 정지'는 경선 출마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내년 총선에서 경선에 나서는 데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이다. 혁신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당 검증위를 통과하면 예비후보 등록도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양 전 위원장은 정지할 '당직'이 없다.


민주당이 '수박 발언'에 대해 첫 징계를 내렸다는 데에 의미가 있지만 경징계에 그쳤다는 점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의 혁신계 공격 행위를 오히려 비호하고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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