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중심으로 관리 강화
연체율 등 리스크 대응 주력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가계 빚을 관리해 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은행‧중소서민부문 주요 현안사항을 통해 이달 들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현안에는 ▲연말 금융권 머니무브 동향 ▲중소서민 부문 건전성 현황 ▲최근 가계대출 및 금리동향 ▲최근 금융권 기업대출 동향 등이 담겼다.
우선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증가 전환 이후 은행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지속 확대되다가 10월 6조3000억원으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지난 1일부터 27일까지 잠정 집계결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반면 9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기타(신용)대출은 9월 이후 점차 증가추세를 보였다.
금감원은 11월 중 가계대출은 은행권 주담대 관리 강화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대부분 실수요자 대상 정책자금 위주로 증가했다고 봤다. 실제 이달 중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4조8000억원 중 3조7000억원이 정책성 대출(특례보금자리론‧디딤돌‧버팀목)이며,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1000억원에 불과했다.
보험·상호금융·여전사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저축은행은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이달 은행권 집단대출, 기타대출 증감에 따라 증가폭이 변동될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음 달 중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주택거래량 감소세 등이 주담대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2월에는 연말 성과급, 결산에 따른 상각 등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기업대출은 1843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759조7000억원) 대비 4.8%(83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3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4%(29조4000억원) 증가하고, 중소법인 대출(886조1000억원) 및 개인사업자 대출(643조7000억원)은 각각 4.0%(34조3000억원), 3.2%(19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기업대출이 (1291조8000억원)이 5.7%(70조2000억원) 증가하고, 2금융권 기업대출(551조5000억원)은 2.5%(13조5000억원) 증가했다.
대출금리의 경우 지난 7월까지 안정세를 유지한 것은 시장금리가 일부 등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한데다, 은행간(인터넷은행 등) 영업경쟁 심화,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디딤돌, 버팀목 등) 확대 등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다만 가계대출 금리 하락이 은행권의 자발적인 취약차주 지원 노력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상품‧신용등급간 대출금리 역전 논란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간 가계대출 관리 등을 위해 은행권이 주담대 우대금리를 축소함에 따라 주담대 금리가 신용대출보다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감원은 은행 홈페이지 공시 상품별 대출금리 하단은 우대금리를 최대치로 적용한 금리(극단치)로서 대출금리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고 진단했다. 지난달 실제 취급된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6.81%)의 경우 주담대(4.56%) 대비 2.6%p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는 상승했으나, 저신용자는 하락하는 시장 왜곡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계대출 금리 수준이 신용위험 수준 등에 따라 결정되고 있어 금리왜곡 현상으로는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등을 감안해 당분간 고금리 지속으로 가계·기업의 부담 증가 및 연체율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도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