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40대 가장이 대출을 갚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오다 가족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시 이들 가족은 이미 집이 경매로 넘어가 쫓겨날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MBC에 따르면 A씨의 집 현관문에는 집을 비우라는 내용의 경고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MBC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빚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실제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현관문에는 테이프를 붙여 만든 '마지막 경고'라는 큰 문구와 퇴거를 촉구하는 경고장이 발견됐다. 경고장에는 "경고합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계고합니다. 충분히 많은 배려해 드렸습니다. 잘 생각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9월 새 주인이 A씨의 집을 낙찰 받았지만 A씨가 퇴거를 거부하자 새 주인이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일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중학생, 고등학생인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내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내와 자녀들의 목에는 짓눌린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둘째 아들이 다니던 학교 측으로부터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아버지인 A씨는 경찰의 확인 요청에 "자녀들이 집 안에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은 소방구조대의 협조를 받아 문을 강제 개방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연기가 자욱한 상태였고 방 안에선 A씨의 아내와 두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인 조사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