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이번엔 또 다른 여성과의 노출 영상 통화를 무단으로 녹화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조사 중이다.
4일 YTN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황의조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여성 2명을 참고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의조의 새로운 불법 촬영 정황을 확보했다.
피해 여성 가운데 한 명은 황의조와 영상 통화 도중 같이 신체를 노출하자는 요구에 응했다가 몰래 녹화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황의조는 휴대폰에 있는 녹화 기능을 활용해 노출 영상을 저장했다. 피해 여성은 해당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의조의 휴대폰과 노트북에 대한 포렌식 조사를 토대로 황의조가 피해 여성에게 녹화 사실을 알렸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또 황의조에게 불법 촬영뿐만 아니라, 불법촬영물 저장 및 소지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황의조는 최근 국가대표에서 제외됐지만 현재 해외 리그 출전을 위해 영국에 체류하고 있다. 경찰은 이달 말쯤 황의조가 국내에 들어오면 추가로 소환해 관련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황의조 측은 앞서 피해자의 기혼 유무와 직업을 공개하면서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를 특정한 행위에 대해)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법리 검토 중이다. (황의조의) 법무법인이든, 본인이든 2차 가해 부분에 책임이 있다면 그 부분도 폭넓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는 밝힐 수 없으나 충실하고 탄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휴대전화 등에 대해선 디지털 포렌식을 거의 완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