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20일 임기 만료...공고 아직 안 나와
후추위 구성 뒤 지지부진...후보군 변화도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기가 이달 하순 만료되는 가운데 후임자 선임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손 이사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다 잠잠해지면서 거취가 불투명해진 것과 맞물린 양상으로 후임 이사장 후보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아직 후임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다. 손 이사장의 임기가 오는 20일 만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 이사장의 임기 종료 전에 차기 이사장이 결정되는 것은 절차상 시간을 감안하면 불가능해진 셈이다.
앞서 거래소는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차기 이사장 선임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했다. 거래소 후추위는 거래소 사외이사 5명, 금투협 추천 2명,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사 대표 각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통상 거래소 이사장 선임까지는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후추위는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와 면접을 진행한 후 차기 이사장 단수 후보를 추천한다. 이후 이사회 심의 의결 뒤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으면 금융위원회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하게 된다.
손 이사장의 경우, 지난 2020년 11월 13일 공고가 나온 뒤 12월 18일에 정식 선임돼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지난 2017년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선임 당시에는 두 달 이상 소요됐다. 후임 이사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공백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후임이 결정되지 않으면 손 이사장이 계속 유임이 되는 형태”라면서 “경영 공백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선임 일정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손 이사장의 금융위원장 선임 가능성이 거론되다 잠잠해진 것과도 맞물려 있어 후임 이사장 선임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손 이사장은 지난 2019년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쳐 2020년 12월 임기 3년의 거래소 이사장에 임명됐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경제부처 중심으로 개각을 단행했지만 금융위는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현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유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위는 추가 개각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후보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은 부산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정무위원장을 지낸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었다.
하지만 역대 거래소 이사장 중 관료나 민간 금융사 출신이 아닌 정치인 출신이 이사장으로 선임된 사례가 없었고 본인도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행시 28회)이 차기 이사장 후보로 급부상했다.정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금감원장 등 금융 관련 요직을 섭렵한 정통 경제 관료다. 지난 2020년에도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과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외에도 물망에 오른 최훈 싱가포르 대사(행시 35회)와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행시 35회),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행시 34회) 모두 행시·금융 관료 출신이다. 관례대로 기재부·금융위 관료 우선주의 인사가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이사장 후임 인사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변수가 많은 만큼 향후 선임 과정에서 차기 후보군은 계속해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