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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기능성 화장품…토종다래 ‘활용법’ 찾았다[新농사직썰-월령가⑰]


입력 2023.12.14 06:30 수정 2023.12.14 11:03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토종다래 추출물 항산화・미백효과 탁월

기능성 발견하면서 새 소득작물로 부상

경남농업기술원 “가공품 개발에 속도”


그동안 짧은 유통기한 등으로 재배가 어려웠던 토종다래가 기능성 소재로 효과를 보면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와인부터 화장품까지 토종다래의 도전이 농가에도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우리말로 다래는 흔히 알고 있는 ‘키위’와 비슷하다. 자세히 표현하면 키위는 양다래라고 불린다. 맛과 식감은 키위와 유사하지만 다래는 우리나라 산에서 자라는 토종이다. 토종다래는 수요가 많지 않다. 키위처럼 대량 재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토종다래를 활용한 가공품이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다. 토종다래의 추출물이 탁월한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로소 토종다래의 활용법을 찾은 셈이다.”


우리나라 산야에 자생하는 토종다래는 키위(양다래)와 달리 과실 표면이 부드럽고 털이 없어 껍질까지 식용이 가능하다. 특히 내한성과 내병성이 강한 종으로 기능성이 뛰어난 작물이다.


하지만 키위에 비해 홍보가 부족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다. 수확 후 호흡 상승형 과실로 생리활성이 진행돼 유통·저장 중 품질이 급격히 감소하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농가에서 재배가 쉬운 키위를 선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토종다래 추출물에서 기능성을 발견했다. 토종다래로 다양한 기능성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미 다래 와인은 경남 사천에서 특산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이 다래 와인에는 토종다래가 무려 70% 이상 함유돼 있다.


김현영 경남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연구사는 “토종다래는 저장기간이 매우 짧아 상품적 가치가 떨어져 다양한 가공품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실정”이라며 “우리 기술원이 연구한 것은 각종 조리 재료에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토종다래를 활용한 중간소재 가공 기술 개발과 기능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소재 기술 개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토종다래는 크기나 모양이 마치 대추처럼 생겼다. 속살은 키위와 비슷하다. 당도가 높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과일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꿀피부’ 유지비결…이젠 토종다래 추출물로 해결


경남농업기술원에서는 토종다래를 각종 조리 재료에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중간소재 기술을 개발해 이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제조하겠다는 것이 연구의 시작이었다.


연구는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품질 향상 및 기능 성분이 증진된 토종다래 페이스트를 개발하고자 농축 방법에 따른 항산화 함량은 일반가열 농축보다 진공 감압 농축 시 더 우수했다.


갈변도 또한 더 낮은 값을 나타냈다. 기능성 및 색상 개선을 위해 비타민C 0.2% 첨가 후, 75℃ 온도에서 진공 감압 농축을 했다. 처리 후 비타민C와 총 페놀 함량은 약 2배 증가하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당 첨가량에 따른 기호도는 설탕 20%와 올리고당 10%를 배합한 처리구가 색상, 향, 맛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용 상품은 동결건조 분말을 활용했다. 젤리와 아이스크림을 제조해봤다. 젤리는 판젤라틴 비율별로 제조했다.


기호도 측면에서 최적 젤리 배합 비율은 판젤리틴 60g, 다래 분말 6g, 설탕 15g으로 나왔다. 아이스크림 제조 시 기호도 증진을 위해 설탕, 다래 배합별로 제조했고, 기호도 측면에서 최적 아이스크림 배합 비율은 설탕 40g, 다래 20g으로 나타냈다.


중간소재인 페이스트를 활용한 제빵용 소스 개발로 쿠키, 페이스트리 개발도 순조로웠다. 이를 이용해 농가 및 체험농장 등에서 손쉽게 활용할 정도의 단계까지 온 것이다.


화장품 소재화도 탄력을 받았다. 토종다래 열매, 순(어린잎) 주정 추출물에 대해 화장품 소재로써 가능성을 조사했다. 열매, 잎을 동결건조한 분말을 주정 0, 20, 50, 70, 90% 농도로 제조 후 환류 냉각 추출해 최종적으로 동결건조 분말 추출물로 사용했다.


이 연구로 토종다래 잎 50% 주정 추출물을 활용해 화장품 시제품 기초3종세트(앰플스킨, 에멀젼, 영양크림)를 제작해 안정성 평가를 조사했다.


김 연구사는 “토종다래 잎 추출물을 첨가한 화장품 시제품 3종은 온도, 저장기간 및 자연광에 대한 안정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연구 결과 주름 개선이나 미백 효과에 대한 향장 소재로 개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남농업기술원에서 토종다래 추출물로 만든 기능성 화장품. 노화방지, 주름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경남지역 토종다래 재배면적 증가…농가 고부가가치 기대


국내 토종다래 재배면적은 2019년 기준 37ha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수확 후 저장기간이 짧아 재배 농가가 적었지만 가공품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농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농업기술원은 농가에서 활용하기 쉬운 퓨레, 페이스트 등 중간소재화를 위한 적정 가열조건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만간 드레싱, 화장품 등 다양한 가공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토종다래 추출물에서 항산화, 미백, 주름 개선용 조성물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토종다래의 우수한 기능성을 활용해 2020년부터 2년간 ‘토종 다래 과실과 잎의 화장품 소재 유효성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토종다래의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고,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미백 또는 주름개선에 대해 탁월한 효과가 있는 조성물을 개발하고, 토종다래 잎 50% 주정 추출물이 항산화 활성에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래 와인 '다래로'는 토종다래 함유량이 73.29%나 된다. 와인은 감칠맛과 함께 달콤한 향이 일품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경남농업기술원은 토종 다래의 우수한 유효성분을 포함하는 조성물 개발을 통해 천연화장품 산업화 확산과 실용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해당 특허 기술을 이전하고 기능성 화장품 제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 연구사는 “토종다래는 식품 원료뿐 아니라 미용 소재로도 충분히 이용 가치가 높다”며 “이러한 기술개발로 토종다래 가공 품목을 다양화해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2월 28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⑱]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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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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