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 적자 속 '어부지리'
부동산·매각 리스크 '촉각'
애큐온저축은행이 업계 자산 순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밀어내고 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물론 애큐온저축은행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 벌어진 변화란 점에서 불황형 자리 바꿈으로 평가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9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3억원이 줄었다.
그럼에도 애큐온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 자산 순위 5위로 올라섰다. 이는 원래 5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이 더 많이 역성장한 탓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7773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4176억원이나 줄었다.
나머지 상위권 저축은행들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말 SBI저축은행 역시 자산이 1년 전보다 7469억원이 줄었지만 16조146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지켰다. 이어 ▲OK저축은행 15조931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9조3544억원 ▲웰컴저축은행 6조4260억원 순으로, 이들 저축은행 모두 자산 규모가 늘었다.
애큐온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순위 변동에 시선이 쏠리는 건 두 곳 모두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여서다. 그나마 손실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애큐온저축은행이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얘기다. 애큐온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3분기 각각 375억원과 6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고, 매각 이슈도 남아 있는 만큼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영권은 2019년부터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가 갖고 있다. 베어링PEA는 올해 인수 5년째를 맞아 이르면 내년부터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부진으로 인수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도 “다만 내년에 부동산가격 회복을 예측할 수 없고 시장 변동성도 커 부실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업계 상위권 순위 변동의 의미를 찾기보다, 실적개선에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