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사업 타이어코드 업황 악화…실적 직격타
타이어코드 의존도, 효성 60%이상·코오롱 30%대
신성장동력으로 효성 탄소섬유·코오롱 아라미드 낙점
타이어코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 2위인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간 실적을 책임지던 타이어코드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동력 확보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의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보완할 신성장사업으로 신소재인 탄소섬유·아라미드를 지목하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형태를 잡아주고 내구성을 보강하기 위한 일종의 보강 소재로,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51%, 15%를 점유하고 있다. 2021년, 2022년 자동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로 호황을 맞았지만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타이어코드 업황도 악화됐다.
총 매출에서 타이어코드 비중이 60% 이상인 효성첨단소재와 30%대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올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매출 19.7%, 영업이익 43% 감소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매출 6%, 영업이익 56.8%의 감소를 나타냈다.
여기에 내년 타이어코드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타이어 시장은 신차용타이어와 교체용 타이어로 나뉘는데 각 3대 7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내년 신차 출시 확대로 신차용은 큰 걱정이 없으나 고금리로 중고차 시장이 약세를 보여 교체용타이어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4분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타이어코드 수요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부문으로 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코드가 속하는 산업자재 외에도 화학소재, 필름·전자재료, 패션 등 다양하게 있지만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산업자재만 있어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양사는 타이어코드 외 고부가가치제품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며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탄소섬유에 투자하기로 했다. 탄소섬유는 철 무게의 4분의 1이면서 강도는 10배 높아 철을 대체하는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기, 자동차, 방산, 우주선 등 분야에 사용된다.
최근 효성첨단소재는 전주공장 증설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고 내년 3월로 예정됐던 탄소섬유 공장의 가동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이로써 내년에는 기존 계획 1만4000t에서 1만65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2028년까지 목표한 2만4000t은 1~2년 일찍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영업이익은 6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2025년까지 총 매출에서 35%를 차지하며 핵심 사업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 탄소섬유 이익이 타이어코드를 넘어설 것이란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라미드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아라미드는 철보다 6배 높은 인장강도를 통해 무게 대비 강도가 매우 높고 탄성율은 4배 높다. 그러면서 열에 강하다는 강점으로 항공기, 자동차, 소방복·방탄복 등 보호용 장비, 산업용, 항공기 등에 적용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아라미드 구미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기존 2370억 규모였던 증설투자금은 2999억원으로 늘리며 투자를 가속화했다. 완공되면 아라미드 생산능력은 7500t에서 1만5310t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
또 지난 5월 아라미드 펄프 공급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라미드 펄프는 철 대비 5배 이상 강브레이크 패드 적용 시 기존보다 분진이 적어 친환경적 소재다. 구미공장에 22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늘려 생산능력을 기존 1500t에서 3000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코드가 기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고부가 첨단소재인 아라미드와 탄소섬유가 신성장동력으로서 수익성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