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럽고 우아한 G-매트릭스 패턴의 그릴
휠베이스와 전장 130mm 늘어나 넉넉해진 2열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 8919만원부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젊어서 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도 있다. 의미는 젊어서 하는 고생은 장래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경험이 되니 달게 여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쇼퍼드리븐카(별도의 운전기사를 두는 자동차)’ 정체성이 두드러진 제네시스의 G80을 탑승해보면 그 속담이 얼마나 고리타분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회장님들은 고생을 금을 주고 피한다는 사실도 덤으로 알 수 있다.
최근 제네시스 첫 전기차 G80의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해봤다.
디자인은 중후하다는 표현이 들어맞는다. 그릴은 전동화 모델의 상징적인 요소로서 제네시스 고유의 G-매트릭스 패턴으로 메워져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한 듯한 무늬가 정교하게 들어맞아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함이 묻어났다. 국내기업 회장님들이 공식 석상에서 수입차가 아닌 제네시스를 선택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려하게 자랑하지 않아도 고상한 품위는 전달한다.
충전구 위치는 마치 회장님의 비밀 금고를 떠올리게 했다. 언뜻 보면 찾을 수 없지만, 서재의 책을 빼는 등 장치를 작동하면 모습을 드러내는 금고처럼 충전구는 이 그릴 속에 숨어져 있다.
일반적인 전기차는 충전구가 후측면에 위치하지만 G80 전동화 모델은 전면 그릴을 ‘클릭’해야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 파생 전기차의 특성이다. 시승 기간 충전할 일은 없었지만, 충전을 위해서는 전면으로 주차해야 하는데 덩치도 있다 보니 초보운전자들에게는 다소 난관이 될 듯하다. 물론, 회장님 차라면 난관은 운전기사님의 몫이다.
휠 디자인은 독특했다. 19인치 디쉬(접시) 타입으로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그래픽으로 디자인돼 있다.
실내에서도 제네시스의 품격이 이어졌다.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콘트롤 패널 부분)은 심리스 디자인으로 구현해 현대적이었다. 복잡한 선들이 없으니 단순함에서 오는 ‘여백의 미’가 느껴졌다. 위치와 밝기가 조정 가능한 엠비언트 무드램프도 고급스러운 감성을 더했다.
사실 쇼퍼드리븐카인만큼 G80의 진가는 2열에서 느낄 수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와 전장이 130mm나 늘어나 2열 공간이 크게 여유로워졌다. 회장님의 무릎 각도가 90도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후석의 디스플레이 크기도 27인치로 커져 답답함 없이 시청 가능하다.
보통 회장님들은 차를 타고 내릴 때 운전기사가 대신 문을 열어주고 닫아준다. 하지만 G80은 운전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도어에 위치한 버튼만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이지 클로즈 시스템’이 하차감을 높여 준다. 도어 커튼도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오르내린다. 뒷좌석에서는 몸을 많이 움직일 일이 없이 안락하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에 전기차 최초로 ‘쇼퍼 모드’를 도입해 뒷좌석 탑승자한테 부드러운 가속감과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실제로 뒷좌석에 탄 사람들은 초보 운전자의 서툰 운전 솜씨에도 ‘좋긴 좋네요’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주행능력도 준수했다. 기민한 스티어링휠과 페달 반응성에 운전이 쉽게 느껴졌다. 회생제동 2~3단계에도 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요철이 있는 노면에서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뭉글한 느낌만 전달됐다.
G80 전동화 모델은 기존 대비 용량이 7.3킬로와트시(kWh) 증대된 94.5kWh 고전압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475km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 전비는 203km 기준 6.3km/kWh 나왔다.
위엄 있는 회장님이 타는 차답게 가격도 만만치 않다. G80 전동화 모델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8919만원이다. 시승 차량은 ▲시그니처 디자인 셀력션 ▲파퓰러 패키지 ▲후륜 조향 시스템 등이 포함돼 세제 혜택 전 1억399만원이다.
▲타깃
-쉽게만 살면...너무 재미있어 빙고!
-회장님 세계가 궁금한 당신
▲주의할 점
-귀티와 노티 그 어딘가
-진짜 ‘금값’을 줘야 한다
-운전기사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