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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만이 답은 아냐”…K-콘텐츠가 마주한 ‘한계’ [K-콘텐츠 위기의 실태③]


입력 2023.12.17 11:18 수정 2023.12.17 11:4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글로벌 진출, 일부 제작사만 가능한 일…인식 전환 필요"

방송사도, 국내 또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도 콘텐츠 출혈 경쟁에 ‘한계’를 보이면서 ‘해외 시장’이 K-콘텐츠의 강력한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방송사도, 국내 OTT도 회당 10억원을 웃도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상황 속 출혈 경쟁이 이어져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호소가 나오는 가운데, 새 시장 개척은 필수이기도 하다.


콘텐츠진흥위원회(이하 콘진원)이 콘텐츠산업의 올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 트렌드를 전망하는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전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중동, 러시아, 인도 등 현재 수출은 활발하지 않지만 확산 잠재력이 높은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개 예정된 콘텐츠들ⓒ티빙, 웨이브

다만 일각에서는 대다수의 방송사, 또는 OTT들에 제작비를 지원받아 ‘납품’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극히 일부 제작사들에게만 해당이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결국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제작사들이 “알면서도 큰 규모의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지원도 이어진다. 앞서 문체부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내년 6000억원, 2028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펀드’를 신설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킬러 콘텐츠’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은 기존 3~10%에서 최대 15~30%로 늘어난다.


여기에 소규모의 제작사 또는 창작자들 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지금 글로벌 OTT 등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역량은 사실 영화계에서 그간 꾸준히 투자하며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다”면서 “결국 바람직한 창작 환경을 만들어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좀 더 멀리 바라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콘텐츠의 흐름을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글로벌 OTT나 해외 판권 판매를 겨냥해 일명 ‘잘 통하는’ 콘텐츠는 만들어내지만, 사실 공식만을 따라가는 경우들이 있다. 아직 해외 시청자들은 신선해서 지켜보고 있지만 국내 시청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지속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창작자들의 인식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닥터 차정숙’부터 ‘힙하게’, ‘킹더랜드’, ‘힘쎈여자 강남순’ 등 누구나 공감할 법한 주제를 유쾌하게 전달하며 중, 장년층은 물론 젊은층까지 사로잡은 JTBC가 TV 드라마가 향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보여준 것처럼 제작비 대결이 아닌, 색깔 또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여러 방송사, OTT와 협업한 한 외주 제작사 PD는 “기본적으로는 콘텐츠의 완성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요즘에는 30분 내외 분량의 가벼운 작품들이 의외로 크게 흥할 때도 있다. 결국 플랫폼 별로, 또 타깃 시청층 별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고 하는데, 결국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신인 창작자, 또는 배우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콘텐츠 색깔 또는 사이즈 별로 맞춤 전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시도들이 K-콘텐츠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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