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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신하균의 존재감 [D:PICK]


입력 2024.07.22 14:12 수정 2024.07.22 14:1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드라마 ‘감사합니다’

JU건설 감사팀 팀장 신차일 역

차가운 얼굴로 “안일하고 무능하다”는 일침을 날리고, 상사의 욕설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감사합니다’의 신차일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혈한 팀장 그 자체다. 그러나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결국엔 정의를 구현해 내는 뚝심에 감사팀원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그들의 변화처럼, 시청자들도 신하균의 활약에 점차 빠져들고 있다.


tvN 주말드라마 ‘감사합니다’는 시청률 3.5%로 시작해 지난 4회에서 7.2%를 기록하며 대폭 상승했다. 가장 최근 회차인 5회는 5.9%로 다시 하락했으나, 횡령과 비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JU건설 감사팀의 활약에도 점차 물이 오르면서 다시금 상승세를 기대케 하고 있다.


‘감사합니다’는 회사 갉아먹는 쥐새끼들 소탕하러 온 이성파 감사팀장 신차일(신하균 분)과 감성파 신입 구한수(이정하 분)를 비롯한 감사팀 팀원들의 활약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오피스 활극이다. 매회 새롭게 이어지는 사건사고를 통해 미처 몰랐던 감사의 세계를 접하는 재미도 있지만, 신차일과 황대웅(진구 분)의 갈등을 지켜보는 흥미도 한 축을 차지한다. 여기에 JU건설 안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둘러싸고 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도 이어진다.


다채로운 이야기에 신하균의 흔들림 없는 활약이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신하균이 핏발 선 눈으로 사건을 집요하게 쫓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감사합니다’의 기승전결에 푹 빠져들게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양의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가 하면, 속 시원한 발언으로 시원함을 안겨주는 등 ‘감사합니다’만의 지루할 틈 없는 재미엔 신하균의 지분이 상당함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감사팀이 어떤 활약을 하는지, 미처 몰랐던 이야기가 담기기도 하지만 ‘감사합니다’는 깊이 있는 전개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타워크레인 전도 사고부터 주택정비사업 횡령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지지만, 복잡한 반전으로 분위기를 무겁게 끌고가기보단 어렵지 않게 ‘사이다’를 선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때 신하균은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무게감을 부여하고, 딱딱한 말투에도 강약을 조절하며 재미를 더하는 등 다채로운 활약으로 ‘감사합니다’에 입체감도 불어넣고 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입체적인 연기로 재미를 배가하는 것은 신하균의 장점이기도 하다. 전작인 ENA 드라마 ‘악인전기’에서는 평범한 생계형 변호사에서, 악인을 만나 점차 변모해 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었다. JTBC ‘괴물’에서는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된 경찰로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스릴러물을 선보인 바 있었다. 신하균의 장르물에 시청자들이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연기 스펙트럼이 좁은 것도 아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욘더’에서는 한지민과의 애틋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겼었다. 아내 이후(한지민 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어느 날 이후가 자신의 기억으로 설계된 세계 ‘욘더’로 오라는 초대장을 보내고, 이에 응한 재현(신하균 분)이 욘더에서 그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AI와 현실 사이 딜레마를 겪는 인간의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내공을 마음껏 발휘하기도 했었다. 이 외에도 코믹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까지. 어떤 장르, 캐릭터를 만나도 늘 맞춤형 옷을 입은 듯한 모습으로 ‘믿고 보는’ 신하균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감사합니다’는 아직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아 후반부 전개가 얼마나 완성도 있게 진행이 될지가 관건이다. 이성파 신차일과는 다른 성향의 감성파 구한수 역의 이정하의 연기가 서툴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도 있다. 그러나 늘 연기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 신하균이 ‘감사합니다’를 얼마나 흥미 있게 끌어나갈지 기대가 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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