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지나며 야구와 축구 인기 회복
KBO리그, LG 우승 등 호재로 5년 만에 800만 관중
월드컵 호성적으로 시작한 K리그도 역대 최다 관중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완전히 벗어난 국내 프로 스포츠가 관중 폭발이라는 호재를 품고 2023년을 마감한다.
프로 스포츠는 2020년 초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공포로 인해 전국의 경기장 문을 닫았고, 이후 2021년부터 부분적으로 입장 가능, 그리고 지난해 중반부터 완전 개방되며 다시 팬들과 호흡하고 있다.
최고의 인기 프로 스포츠인 야구(KBO리그)의 관중 증감세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7년 역대 최다인 840만 관중까지 찍었던 KBO리그는 이후 소폭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최저인 32만 관중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122만명으로 여전히 코로나19에 발이 묶여있었고, 본격적으로 야구장의 문을 연 지난해 607만명의 관중들이 입장하며 코로나19 악몽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야구의 경우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의 예선 탈락 등 대표팀의 부진으로 인해 관중 급감이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일단 지난해 관중 동원 1위를 기록하며 신흥 인기 구단으로 떠오른 SSG 랜더스가 시즌 중반까지 선두 경쟁을 벌였고 대표적인 인기팀 LG 트윈스가 통합 우승까지 도달하며 2018년 이후 5년 만에 800만 관중 회복에 성공했다.
야구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단 페넌트레이스 기간,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열리기 때문에 많은 이슈가 팬들을 사로잡으며, 이정후와 김하성 등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로 인해 국내 리그 또한 집중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왕조 탄생의 기반을 마련한 LG가 내년 시즌 건재함을 과시하고, 또 다른 전국구 인기팀인 롯데, KIA, 한화, 삼성 등이 성적 반등에 성공한다면 사상 첫 9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구도 출범 40년 만에 제대로 된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는 유료 관중만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124만명(경기당 5444명)을 기록했고 이듬해 182만명(경기당 8013명)으로 증가 추세였다.
하지만 축구 역시 야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직격탄에 신음했다. 2020년 고작 8만 6640명(경기당 535명)으로 줄어들더니 2021년 44만명(경기당 1949명), 그리고 지난해 109만명(경기당 4820명)으로 다시 오름세에 놓였다. 그리고 올 시즌 수많은 호재가 발생하며 역대 최다인 244만명(경기당 1만 733명)을 찍었다.
이 같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해 12월 축구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여기에 리그의 각 팀들도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경기력의 수준 또한 높아져 팬들의 눈높이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자 유명 축구 해설가인 한준희 위원은 ”돈을 내고 경기를 볼 값어치를 관중들에게 보여줬다. 즉, 경기력이 밑받침되었던 것”이라며 “월드컵 특수는 매번 있었던 일이다. 과거에는 개막 후 한두 달 반짝 관중이 늘고 말았는데 올 시즌은 1년 내내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 또한 달라진 부분”이라고 관중 폭발의 요인을 분석했다.
호재는 끝나지 않았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카타르에서 AFC 아시안컵에 도전한다. 아시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클린스만호는 60여년 만에 통산 3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회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물론 해외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뿐만 아니라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까지 최정예 멤버로 나서기 때문에 우승 또는 그에 걸맞을 성적을 낼 경우 내년 시즌 또 한 번의 최다 관중 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