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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내연기관·전기차 모두 넘어섰다…하이브리드 ‘질주’


입력 2023.12.18 12:05 수정 2023.12.18 12:06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하이브리드, 올해 처음으로 디젤 판매량 넘어서

전체 연료 중 하이브리드 유일하게 성장세 이어

“가교역할 넘어 자동차 시장서 큰 축 담당할 것”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과거·미래 대세의 자동차를 앞질렀다. 디젤(경유)차, 가솔린(휘발유)차 등 순수내연기관차 시대를 지나 친환경차 시대에 접어든 현재,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1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국산+수입 브랜드)에 따르면 올해 누적(1~11월) 국내 연료별 기준 하이브리드의 신규 등록 수는 35만3647대로 디젤(27만4252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서 디젤 33만3522대, 하이브리드 27만4282대로 디젤이 앞서있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가 디젤의 절반 수준으로 뒤처져 있던 것을 고려하면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한 셈이다.


최근 5년간 전체 연료 중에서 하이브리드만이 유일하게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LPG보다 적은 10만4094대였던 하이브리드는 올해 약 239.7% 성장해 가솔린 다음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다른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차는 지난해까지 성장하다 올해에는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테슬라 등 수입차협회 비회원사 제외)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이미 가솔린도 따라잡았다. 아직 연도별로는 하이브리드의 시장 점유율이 32.61%로 가솔린(45.23%)보다 작지만, 지난달 기준 9996대가 팔리며 처음으로 가솔린(9933대)을 앞섰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디젤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과반을 차지하며 독주하다 2017년부터는 가솔린과 함께 시장을 나눠 가지며 양강체제였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하이브리드(26.57%)가 디젤(14.14%)을 2배 가까운 차이로 앞지르다 올해는 32.61%로 디젤(8.55%) 점유율의 약 4배가 됐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높은 것은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가교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전세계적으로 전동화 바람은 거세지고 있지만, 전기차의 단점 때문에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택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전기차는 아직 고가의 가격, 불편한 충전 인프라, 높아져 가는 충전 요금, 적은 차종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차만큼 연비는 좋으면서 충전 등 불편함은 없어 합리적인 선택지로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각종 친환경차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 출시에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기 전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큰 축을 담당하며 존립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친환경 정책으로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쪽으로 완전히 가는 것이 좋지만 인프라 구축, 전력 생산 등 여러 수급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연기관의 시대를 연장하고자 하는 유럽에서 발표도 이어지고 있어 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시장에서) 가교 역할을 넘어 한 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도 “앞으로 순수 내연기관차가 사라지는 것이지 내연기관차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는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이 자동차 시장에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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