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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올해도 ‘역대급’ 인기…신규 브랜드 진입‧라인업 확장까지


입력 2023.12.19 07:27 수정 2023.12.19 07:2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1~10월 수입량 작년치 육박

연말 모임 수요로 추월 전망

외식업계, 하이볼 메뉴 도입 속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위스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위스키 열풍이 올해도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혼술·홈술 문화가 형성되면서 위스키가 이른바 ‘주류’로 떠오르자 업계서는 지금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19일 관세청 무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위스키 수입량은 2만6937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7%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입량(2만7038톤)에 맞먹는 규모다. 올해 위스키 수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3만톤을 돌파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같은 위스키 열풍 한가운데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선호도가 급등한 ‘하이볼’(HighBall)이 있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넣어 마시는 일명 위스키 칵테일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대중적인 술에 가까워졌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집에서 술 마시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젊은 세대가 그들만의 ‘위스키 문화’를 만들어 냈다. 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이기에 개성 있는 술, 맛있는 술, 나만의 술을 찾게 되고 결국 ‘위스키’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독주라는 이유로 위스키를 기피하던 소비층에게 위스키 업계가 위스키를 즐기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준 결과다. 새로운 경험과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부드러운 저도주나 칵테일 레시피를 적극 소개하는 등 노력에 힘쓰면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왔다.


이와 함께 유통망을 넓히는 데에도 주력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영업조직 재편을 통해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입점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 늘리기에 공을 들였다. 휴대가 용이한 소용량 제품 출시 확대 등 소비 지형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유흥 시장을 제외한 하이볼 마케팅 만으론 반등을 꾀하기엔 한계가 뒤따른다고 생각해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를 재설정하고 구축해 젊은 수요층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밖에 럭셔리 및 몰트 라인업 강화 등으로 질적 성장을 꾀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커티삭 오리지널, 커티삭 프로히비션.ⓒ하이트진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불황 속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가면서 주류업계는 신규 위스키 브랜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량 수입되던 브랜드의 정식 수입에 나서 판을 키우는가 하면 기존 인기 브랜드의 경우 라인업 확장을 통해 늘어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수입주류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유명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 ‘커티삭(Cutty Sark)’과 유통계약을 맺었다. 커티삭은 1920년대 가짜 위스키가 만연했던 당시 진품만을 취급했던 선장 ‘윌리엄 맥코이’가 유통하면서 유명해졌다.


유태영 하이트진로 상무는 “2024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하이트진로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커티삭’을 출시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커티삭 출시를 시작으로 종합주류기업으로서 글로벌 주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위스키 수입업체들도 기존 브랜드에 신제품을 더해 라인업을 강화해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 브랜드 최초로 믹솔로지를 위해 개발된 ‘조니워커 블론드’를 지난달 선보였고, 공식 출시 한 달도 안 돼 주문이 몰려 초도 물량 4만5000병을 전량 소진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지난해 아일랜드 위스키 ‘레드브레스트 12년’을 출시한 후 1년 만에 ‘레드브레스트 15년’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레드브레스트 라인업 확장은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 전체 규모로 살펴보면 스카치 위스키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카치 위스키 외에 아이리쉬와 버번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대거 등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서 정평이 나 있던 레드브레스트 역시 라인업 확대를 통해 더 많은 한국 소비자들을 섭렵하겠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위스키의 지속된 인기로 외식업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협업 제품까지 잇따라 내놓는 중이다. 낮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한 하이볼을 정식 메뉴로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BBQ는 지난해 12월 산토리 하이볼과 짐빔 하이볼 등 2종을 일부 직영점에서 시범 판매하는 한편, 라인업을 8종까지 늘렸다. 그 결과 누적 1만2000잔을 팔아치우는 성과를 냈다. 이후 가맹점에서 하이볼 메뉴를 도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자 하이볼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BBQ는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 최대 외식기업 와타미의 도움으로 산토리 하이볼 물량을 확보했는데, 국내에서 좀처럼 구하기 힘든 터라 하이볼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에는 GFFG가 운영하는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가 버번 위스키 브랜드 ‘잭다니엘스’와 손잡고 12월 한 달간 한남과 청담, 안국, 광화문, 잠실 등 5개 매장에서 시즌 한정 잭 다니엘스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BBQ 관계자는 “이전에는 단순히 맥주와 소주만 찾던 주소비층인 MZ세대가 하이볼을 찾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치킨에 하이볼을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이게 됐다”며 “특히 산토리 같은 경우 생산량이 한정적이어서 일본의 와타미 그룹과 MF를 진행하고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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