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조두순, 장기간 연락 안 된 것도 아니고 다른 이상 행동한 것도 아냐"
"성범죄자 알림e 홍보 강화 및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재논의 신중히 검토돼야"
"조두순 감독 담당하는 경찰관들, 실제로 관리 소홀했다면 징계 이뤄질 수도"
"'아내랑 다퉈서 외출했다'는 주장, 양형 사유 되겠지만…처벌 피하긴 어려워"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약 40분간 거주지 인근을 배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시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 씨가 외출하는 동안 장기간 연락이 안 된 것도 아니고 다른 이상 행동을 한 것도 아니기에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조 씨로 인해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 홍보 강화와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기에 이런 것들의 도입은 매우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조두순에게 야간 외출금지(오후 9시~오전 6시), 음주금지(0.03% 이상), 교육시설 출입금지, 피해자와 연락·접촉 금지(주거지 200m 이내) 등의 특별준수사항을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한밤 무단 외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미 출소해 일상을 보내고 있는 고위험 성범죄자들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금 확산하고 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를 납치해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이후 지난 2020년 12월12일 출소해 단원구 현 주거지에서 아내와 생활하고 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주거지를 이탈했지만, 40분 정도의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조 씨가 외출하는 동안 장기간 연락이 안 된 것도 아니며 밖에서 다른 행동을 한 것도 아니라는 점도 반영될 것"이라며 "성범죄자들이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위반한 사례도 많지 않기에 재판부에서 이같은 판례들을 세심히 살펴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안 변호사는 "조 씨가 사회적으로 관심받는 인물이기에 재판부에서도 이러한 배경을 고려해서 판결할 것이다. 다만 조 씨와 같은 인물을 관리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만 1년에 약 10억 원 가량의 예산이 편성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그렇기에 언론에서도 조 씨와 같은 인물을 지나치게 재조명하는 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태룡 변호사(법률사무소 태룡)는 "조 씨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만약 실제로 관리 소홀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이 부분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수도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조 씨의 야간 무단 외출로 인해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 후 국가 지정시설에 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 도입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지만,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국토도 넓기에 한국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건일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를 더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법적으로 봤을 때 '부가 처분'에 해당하기에 신중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형사 처분보다 부수 처분이 더 강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며 "성범죄자에 대한 관리 또는 감독 역시 강화되면 좋지만, 헌법상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 같은 것들을 제한한다면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문 변호사는 "조 씨가 '아내와 다퉈서 외출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에 이 점은 양형 사유로 반영될 것이다. 하지만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위반한 것 자체는 법원의 명령을 어긴 것이 명백하기에 처벌은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