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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상장 후 첫 유상증자'…OLED로 '전화위복'?


입력 2023.12.19 10:56 수정 2023.12.19 14:47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1조3579억원 규모, 시설 투자에 약 30% 투입

운영자금에 40%, 채무상환에 30% 쓴다는 계획

업계 "누적된 대규모 적자로 유상증자 불가피"

다만 '경쟁력 강화'에 들어가는 비중 낮다는 지적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회사 상장 후 처음으로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LG디스플레이는 해당 금액 중 약 1조원은 OLED 사업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4000억원 가량은 채무 상환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미래 회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설투자 자금에는 전체 유증 금액의 약 30% 가량이 투입돼 미래 경쟁력 강화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수는 약 1억4200만주로 증자 비율은 39.74%다. 예정 발행가는 20% 할인율을 적용해 9550원으로 결정됐다. 최종발행가는 1, 2차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29일 확정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자금 사용계획을 ▲모바일·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사업 확대 ▲대형·중형·소형 OLED 전 사업의 생산·운영 안정화를 위한 운영 자금의 선제적 확보로 꼽았다. 기존에 강조하던 수주형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LGD 전체 매출에서 OLE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0%, 올해 50%에서 내년에는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영업손실... 유상증자 불가피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에 의한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잠식으로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2년간 약 6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 손실을 거두며 신용 등급도 연이어 내려앉은 상태다.


한때 'AA'를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지난 2020년, 올 상반기 각각 한 노치씩 하향 조정돼 현재 'A'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8조4616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 9월 말 기준 13조4691억원으로 약 5조원 늘었다. 동기간 부채비율은 158.5%에서 322.2%로, 차입금의존도는 33.4%에서 46.8%로 뛰었다.


기존에 주력하던 LCD 대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사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데 반해 현재 및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은 밝지 못하다. OLED라는 기술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거시경제 위축과 시장성의 문제로 여전히 사업이 불확실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OLED 에 후발주자로 참여하면서,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들에 비해 다소 사업 드라이브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주력인 대형OLED 마저도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더디고 세트 수요가 높지 않아 지속적인 점유율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올 3분기 영업손실 6600억원에서 4분기에는 그 적자규모를 더욱 축소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다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발행한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증자의 특성상 들어온 자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에 회사 입장에선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 입장에선 당장 부담을 덜 수 있는 선택지인 탓이다.


당장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떠나 이번 유상증자가 향후 LG디스플레이의 미래 동력 전환에 어떤 계기가 될 것인가에 대한 업계 주목도는 크다. 시설 확충이나 M&A 등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자금 조달이라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높지만, 운영자금 및 채무 상환의 목적이 크다면 주가는 물론 기업 미래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체 유증 규모서 시설자금 30% ..."아쉽다" 지적도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시설자금에 4159억원, 운영자금에 5483억원, 채무상환에 3937억원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원의 30%는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투입하고, 재원의 40% 가량은 고객확대,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남은 30%는 채무 상환에 투입한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이번 1.36조 유증 규모에서 시설투자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 가량은 운영비와 채무상환에 투입된다는 사실을 두고 미래 경쟁력 강화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엔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상증자 당위성에 비해 실질 투자에 들어가는 자금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LG전자가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점, 올 4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재무 구조 상태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 내년부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패드와 맥북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점 등은 잠재적인 호재로 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D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OLED 중심의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에 기대를 걸고 투자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흑자 전환과 애플의 공격적인 OLED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LGD는 업계 최초 '투스택 탠덤 OLED' 기술로 성장 동력을 어느 정도 갖출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 6세대 OLED 라인 증설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애플 아이패드용 OLED 패널 공급을 계획 중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증자 건은 올해 추진되는 마지막 조단위 자금 조달이다. 앞서 3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 형식으로 빌린 바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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