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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알짜 자본력' CET1 13%대의 의미


입력 2023.12.21 06:00 수정 2023.12.21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대社 중 유일…올해 0.5%P 더 올라

BIS비율보다 보수적 건전성 평가 항목

고금리 리스크에도 안정적 개선 '눈길'

주주 환원에 남다른 경쟁력 행보 기대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신사옥 전경.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시중은행을 품고 있는 국내 4대 금융그룹들 가운데 유일하게 13%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관련 대표 지표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과 달리, 이른바 알짜 자본만 갖고 더욱 보수적으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CET1의 특성을 감안하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고금리 충격파로 리스크가 쌓이는 와중에도 KB금융이 남다른 자본 건전성을 자랑하면서, 앞으로 주주 환원에 보다 경쟁력 있는 행보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의 CET1은 평균 12.89%로 지난해 말보다 0.20%포인트(p) 높아졌다. CET1은 은행권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CET1이 13.7%로 같은 기간 대비 0.50%p 오르며 최고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신한금융의 CET1이 12.92%로 0.13%p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CET1은 각각 12.75%와 12.15%를 나타냈다.


4대 금융그룹 보통주자본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CET1은 은행의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 순수한 자본력을 보여준다. 금융사의 자본은 크게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구성되는데, CET1은 이들 중 순정 자본만을 활용해 산출한 수치다. 반면 BIS 비율은 모든 종류의 자본을 합해 도출한다. 이 때문에 BIS비율에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등 실상은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정받는 자본형 채권까지 포함된다.


특히 자산에 담긴 부실 위험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KB금융의 여유로운 CET1 관리에는 더욱 시선이 쏠린다. 각종 자본력 지표를 계산할 때 분모가 되는 위험가중자산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음에도 CET1이 도리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건 그 이상으로 자본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위험가중자산은 금융사가 빌려준 돈을 위험에 따라 다시 계산한 수치다. 대출금이나 유가증권 등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각각의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값이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이같은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올해 3분기 말 위험가중자산은 1126조46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86조993억원이나 늘었다. KB금융의 위험가중자산 역시 320조50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조662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의 잠재 리스크가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는 치솟은 금리의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금리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른 대출의 질 악화가 금융사에도 악재가 되는 흐름이다.


KB금융의 높은 CET1은 주주들에게 희소식이다. 금융그룹들이 CET1을 배당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혀 온 까닭이다. 4대 금융그룹들은 올해 초 실적 발표에서 CET1을 12~13%로 유지하면서, 이를 넘길 경우 주주 환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 역시 배당 기준점으로서의 CET1 값으로 13%를 거론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여신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CET1을 끌어올리고 있는 KB금융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주주 환원 여지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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