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서민 주머니 더 얇아졌다…리볼빙 또 '역대 최대'


입력 2023.12.22 06:00 수정 2023.12.22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지난달에도 또 늘어난 7조5115억

등골 휘는 금리 최고 17.88% 달해

'최소결제' 등 눈속임 마케팅 '기승'

이자 부담 이미지. ⓒ연합뉴스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이 지난달에만 400억원 넘게 불어나며 다시 한 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카드빚마저 제 때 갚지 못해 다음 달로 넘기는 서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카드사들이 ‘최소결제’, ‘일부만 결제’ 등의 용어로 리볼빙을 눈속임하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용자가 더 늘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더해진다. 리볼빙 금리가 20%에 육박하는 만큼 서민들의 카드값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액 잔액은 전월보다 418억원 불어난 7조511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9월 7조원을 돌파한 후 1년 넘게 7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리볼빙 잔액은 올해 1월 7조2656억원에서 9월 7조5024억원까지 불었고, 10월에 7조4696억원으로 줄어든 후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리볼빙은 일정금액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을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법정최고금리에 가까워 이용 시 주의해야 한다.


리볼빙 잔액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심지어 고신용자의 리볼빙 사용도 덩달아 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고신용자들의 리볼빙 사용 비중은 10% 이상이다. 이는 DSR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해 리볼빙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카드사들도 수익 개선을 위해 리볼빙을 적극 홍보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리볼빙 금리가 높아도 너무 높다는 점이다. 11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연 15.65~17.88%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 보면 롯데카드가 17.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카드17.53% ▲신한카드 16.78% ▲현대카드 16.59% ▲하나카드 16.46% ▲BC카드 16.26% ▲우리카드 16.06% ▲삼성카드 15.65% 순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리볼빙 광고 실태를 점검한 결과 카드사들이 '최소 결제' 혹은 '일부만 결제' 등의 용어로 소비자들이 카드 리볼빙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서비스와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은 계획적으로 사용할 경우 일시적인 연체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용성을 제공하는 반면, 그 위험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급격한 채무부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며 “소비 및 결제 계획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하에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