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일본 패키지여행 코로나 전 대비 10배 급증
직구 수요 증가에 화물기 운용 늘면서 항공권 고공행진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 부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패키지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2030 젊은층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여행 지역도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22일 티몬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기준 일본 패키지여행 거래액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동남아는 35% 이상 늘었다.
일본과 동남아는 최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지역이다.
12월부터 내년 2월 출발 기준 티몬의 해외 항공권 예약 순위를 살펴보면 오사카, 다낭, 방콕, 후쿠오카, 도쿄(나리타) 등으로 일본과 동남아 단거리 노선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졌지만 항공권 등 고물가 부담에 개별 여행 대비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패키지여행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는 20~30대 젊은층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배낭여행 등 개별 여행 비중이 높았지만 가성비 트렌드가 여행에도 확산되면서 젊은층의 패키지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티몬의 경우 올 4분기 기준 전체 패키지여행 거래액 중 20~30대 비중이 3분의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별로는 대표적인 가족 여행지로 꼽히는 괌‧사이판의 경우 40대 고객이 66%를 차지했다. 2019년 4분기 당시 39%에서 27%p 늘어난 수치다.
또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하와이‧미주는 30대 비중이 2019년 4분기 30%에서 올 4분기 38%로 8%p 상승했다.
반면 장기간 여행이 필요한 유럽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로운 50대가 11%p 상승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티몬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연령대별 선호하는 여행지, 여행방식도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인기 여행지로 떠나는 상품은 물론,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이색여행 상품 등도 지속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행업계에서는 패키지여행 수요 배경으로 높은 항공권 가격을 가장 먼저 꼽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 간 여행이 제한됐을 당시 대부분 항공사들은 수요가 없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용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에도 해외직구 수요가 늘면서 보유 항공기를 화물기로 계속 이용하다 보니 팬데믹 이전에 비해 항공 편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엔저로 국내 여행객 수요가 높은 일본의 경우 내년 1월9일~1월12일 국적 항공권 가격이 최저 33만원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의 경우 보통 1박당 15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박4일 일정 개별여행(항공권+숙박) 비용은 약 80만원에 달한다.
반면 패키지 상품은 같은 기간, 일정을 기준으로 50만원대 중반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개별여행 숙박, 항공권 비용에 식사, 교통비 등을 포함할 경우 개별 여행이 패키지여행 대비 두 배에 달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패키지상품의 경우 사전 기획으로 준비되다 보니 항공권이나 숙박을 대량으로 예약해 개인이 구매하는 것에 비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서 “엔저로 여행객이 몰리는 일본은 패키지 상품 기준 올해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