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4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정부가 외자 유치를 위해 개방을 연일 외치고 있지만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과의 공급망 갈등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올해(1~11월) FD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어든 1조403억 위안(약 189조 84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1~10월(-9.4%)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지난 7월 이후 6개월 내리 감소했다. 중국에서 월간 FDI 규모가 7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2012년 1월~2013년 2월 이후 10년 9개월 만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국경을 다시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약화했다"면서 "일부 외국 기업 지도자들이 중국으로 돌아왔지만, 실질적으로 더 투자하기 위해 나선 기업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가치 상승과 (신흥국의) 성장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 등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은 국경 간 투자, 특히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11월 FDI를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기간 FDI는 1년 전보다 15.9% 감소한 7087억 위안에 그쳤다. 제조업 분야 투자도 전년 동기보다 2.1% 줄어든 2941억 7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다만 첨단산업 분야 제조업에서의 투자는 1.8% 증가했고 의료기기 제조업과 통신장비 제조업 투자도 각각 27.6%, 5.5% 성장했다. 건설업 투자는 32.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