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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특검법 매몰돼 '선거제' 협상 뒷전…'유권자 혼란' 비판


입력 2023.12.27 16:12 수정 2023.12.27 16:19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총선 100여일 앞두고도 '감감무소식'

與, '병립형 비례제' 재도입 당론채택

"유권자 선택의 편의성도 고려해야"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야가 연동형·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법 협상을 뒷전에 두고 '김건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방에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선거법 논의는 법정시한 준수는커녕 올해마저 넘길 판이다. 어떤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를지, 비례대표는 몇 명으로 할 건지 등이 일체 정해진 바가 없다. 유권자가 혼란스러운 선거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법 협상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병립형 비례제로의 회귀와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의 유지를 두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병립형의 재도입을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각각 따로 선출하는 단순 방식의 병립형으로 선거법을 되돌리자는 입장이 확고하다.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갖는 것으로, 20대 국회 때까지 적용되던 제도다.


반면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원래대로라면 법적으로는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 선거제를 확정해야 했다. 법정시한을 이미 8개월 넘겼고,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도 오르지 못하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21대 총선에서 시행된 준연동형은 계산법이 복잡해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총선이 임박해서 급하게 선거법을 정할 경우 '유권자 농락'이란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검법도 중요하지만 총선 전 유권자 선택의 편의성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민주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정해진 법과 원칙에 따라서 내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의결하겠다"며 "70%가 넘는 국민이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전날(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특검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만큼 본회의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선거법에 대해선 일단 특검법을 처리한 뒤 내년초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외 선거법 논의 진행 과정'을 묻는 질문에 "협의 중"이라며 "정개특위에서 논의하고 있고, 계속해서 조율 중"이라고 뭉뚱그려 답했다.


다만 지도부는 이미 병립형 비례제로의 회귀를 염두에 둔 모습이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JTBC 유튜브에 출연해 '병립형으로 결정될 것 같다'는 한 패널의 말에 "전수조사 비슷하게 만나서 대화해보고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이 병립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앞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실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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