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임혁백 공관위'로 총선 시동…'통합 딜레마' 속 '공천갈등' 해소 가능할까

공천관리위원장에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강선우 "공정한 선거 관리 해주리라 기대"

李 대선 경선 정책 자문단 활동에 혁신계

"또 이재명 사람으로 하는구나 판단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을 지휘할 공천관리위원장에 정치학계 원로인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공정한 공천'을 실현할 인물이란 설명이다.

다만 공관위원장 임명 전부터 민주당내 '공천갈등'이 불거졌고 이재명 대표의 '통합 의지' 역시 좀처럼 진전이 없는 터라, 이 대표와 임 공관위원장이 이같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강선우 대변인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 공관위원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관리 업무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이 거듭 '공정한 공천'을 언급한 이유는 그간 당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무관치 않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던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후보자 검증위원회부터 잇따라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공천 학살' 논란이 일찌감치 불거졌다. 이 대표가 공관위원장을 인선하는 과정에서 '공천만큼은 파열음이 없도록 하겠다'고 현역 의원들을 다독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는 현실적인 고뇌가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우리 당에 이 대표 말고 표를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일부 혁신(비명)계는 임 공관위원장이 과거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의 정책자문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자문단으로 참여했던 것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좌장 격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임 명예교수는) 대선 경선 초창기 당시 이재명 캠프 정책팀 일원으로 참가했다"며 "'또 이재명 사람으로 하겠구나' 이런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한 공천 여부를 섣불리 예단하긴 이르다는 반박과 함께, 공천 갈등 문제가 재발할 경우 총선 패색이 짙어질 수밖에 없다는 염려도 나왔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재선 의원은 "임 명예교수가 이 대표 대선 정책 자문단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친명 위주로 공천을 한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면서도 "다만 이미 일어난 친명 의원 지역구 공천 갈등이 공관위원장 임명 후 또 발생할 경우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