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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낙회동 파국 확인?…이재명 사퇴 거부에 이낙연 "갈 길 간다"


입력 2023.12.30 14:00 수정 2023.12.30 17:1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우여곡절 끝 마주 앉았지만 빈손 종료

이낙연 통합비대위 요구, 이재명 거절

"민주당 변화 의지 확인하지 못했다"

민주당 분당 수순…탈당·창당 가시권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마주 앉았지만 서로 간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곧 이 전 대표의 탈당을 시작으로 민주당이 분당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됐다. 티타임으로 시작해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으며 오찬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두 사람의 단독 만남은 지난 7월 28일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어렵게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견만 확인했을 뿐 성과는 없었다. 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요청을 이 대표가 거절했고, 이에 이 전 대표가 탈당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양측의 '분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 쌓기용 만남이었으며 예상된 파국이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대표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춰 단합을 유지하고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기대치에 부족함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는 것이 그 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이어 바로 취재진 앞에 선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형편없어도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라며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각을 세웠다.


특히 "민주당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김대중·노무현이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과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됐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어디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민주당 밖에서의 새로운 움직임을 예고했다.


이 대표가 통합비대위 출범 요구를 면전에서 거절했다는 점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당 안팎의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고 응답을 기다렸지만 (이 대표의) 응답은 없었다"며 "(통합비대위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이 대표가) 사퇴나 비대위 수용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확인했다.


두 사람의 회동이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이 전 대표의 창당 준비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 1일 행주산성 신년 인사회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신당에 관한 청사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민·군이 합쳐 수도권 방어를 해낸 상징적인 장소라고 이 전 대표 측은 정치적 의미를 담아 설명한 바 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은 이미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탈당을 하는 것이냐'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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