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본격 ‘가족경영’ 나선 서정진, 아들·동생 나란히 ‘핵심 경영진’에


입력 2024.01.04 06:00 수정 2024.01.04 06:00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통합 셀트리온 출범 동시에 임원 인사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각자대표로 올라

동생 서정수도 부회장 승진, 비서실장에

차남 인사에서 빠졌지만…북미 사업 중추

(왼쪽부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수 셀트리온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서준석 북미 법인장.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복귀 1년 만에 통합 셀트리온의 닻을 올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본격적으로 가족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합병 법인 출범 이후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장남과 친동생이 핵심 경영진으로 선임되면서 서정진표 가족경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공동의장은 합병 법인 출범과 동시에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서진석 의장은 기우성 부회장(제조개발사업부 총괄), 김형기 부회장(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과 함께 경영사업부 총괄로서 합병 법인을 지휘한다.


시무식이 열린 2일 발표된 임원 인사에서도 서정진 회장의 가족이 등장했다. 그간 셀트리온 제약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던 서정진 회장의 동생인 서정수 사장이 셀트리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서정수 부회장은 서정진 회장의 최측근 직책인 ‘비서실장’으로 선임됐다.

서정진의 ‘좌청룡우백호’된 가족들, 주어진 역할은

동생 서정수 부회장은 비서실장으로서 서정진 회장을 보좌하는 한편 올해부터 진행될 셀트리온제약과의 2단계 합병에 기여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연내 통합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8월 열린 합병 관련 간담회에서 “3사 합병은 주주간 이해관계 충돌 등 2사 합병보다 절차상 애로사항이 많아 2단계 합병을 추진했다”며 “케미컬 쪽 사업을 재정비해서 주주들이 환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2사 합병 이후 6개월 내 빠르게 합병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수 부회장은 약 8년간 셀트리온제약을 이끌어온 수장으로서 2단계 합병에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정수 부회장은 2016년부터 셀트리온제약 대표로 있으면서 셀트리온제약의 성장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제약은 서정수 부회장 취임 이후 생산기지인 청주공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EU-GMP를 승인 받으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춰나가는 등 서정진 회장의 ‘글로벌케미컬프로젝트’의 순항을 주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두 아들은 보다 구체적인 사업 부분에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은 셀트리온 입사 후 제품개발부문장, 미래전략 총괄 등을 맡으며 유플라이마, 램시마IV 등 주요 제품의 연구개발(R&D) 및 임상·허가 총괄 경험을 쌓았다.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영역 역시 주도적으로 발굴한 바 있다. 이번 통합 법인 출범과 함께 키를 잡게 된 경영사업부 역시 서진석 총괄이 그간 담당한 사업과 마찬가지로 제품개발과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도맡을 전망이다.


차남인 서준석씨는 이번 인사에서는 제외됐으나 여전히 ‘핵심 경영진’으로 역할한다. 서준석씨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공동 의장이자 미국 및 캐나다 법인의 수장을 맡아왔다.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회가 소멸되면서 이사회 의장직함은 사라지나 법인은 그대로 귀속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차남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법인 수장으로 북미 사업을 총괄한다”며 “통합 셀트리온의 목표인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북미 사업의 성공이 꼭 필요하며 서정진 회장 역시 북미 지역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서준석 법인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세 경영 시작됐다…지분 승계 여부 '촉각'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동생과 아들이 모두 핵심 경영진으로 올라오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서정진 회장의 경영철학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표이사가 된 서진석 총괄의 경우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헬스케어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서 서정진 회장과 함께 공동 발표에 나서는 등 글로벌 공식 석상에도 자리하면서 2세 경영 본격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세인 서진석 총괄과 서준석 법인장에게는 아직 지분이 없는 상태지만 경영 승계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지분 상속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정진 회장은 이에 대해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전적인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오너일가가 주주로서 이사회 사외이사, 비상근이사 등 경영일선에서는 배제된 위치에서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형태지만 몇 년 전부터 셀트리온은 2세 등 오너일가가 경영일선에 배치되면서 ‘가족경영’ 자체는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승계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고 지분 상속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