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JP모건과 맞손…협업 강화로 차별화
글라이드패스 기반한 ‘자산배분·환 전략’ 효과
한화자산운용의 타겟데이트펀드(TDF)가 장기전에 두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시장이 300조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대표적인 연금 상품인 TDF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4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최근 5년 누적 수익률이 50%를 상회하는 상품은 총 1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화LifePlus TDF 2045·2040’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56.46%, 54.44%를 기록하며 104개 상품 중 3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한화자산운용의 차별화된 운용 전략과 다양한 소통 채널로 이뤄진 결과다.
한화자산운용은 외국계 운용사인 JP모건과의 협업 하에 TDF를 운용하고 직판 앱 파인(PINE)을 통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만들었다. 지난 9월 조직개편 이후 연금 조직을 정비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금 시장을 공략해온 것도 무관치 않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디폴트옵션(사전 지정 운용제도) 최종 승인 과정에서 총 20개의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37개 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펀드 규모에 비하면 ‘깜짝’ 성과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전지정운용방법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TDF 수익률이 상위 10위권에 든 퇴직연금사업자 포트폴리오에서 한화운용의 TDF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화자산운용은 JP모건과 함께 개발한 글라이드패스에 기반을 두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차별화된 환(환율) 전략을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글라이드패스는 생애주기에 맞게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장치로 TDF의 성과를 가르는 핵심 척도다. 한화운용은 TDF 운용 경험이 풍부한 JP모건과 한국인에 맞는 글라이드패스를 개발해 예상 은퇴 시점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은퇴 시점까지 투자 기간이 충분하거나 장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주식형 비중이 높은2040·2045빈티지(은퇴 목표시점)를 통해 좋은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환 전략도 성과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화자산운용의 TDF는 주식에는 환을 열어두고 채권에는 환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주식 환 오픈 전략은 지난해 달러 강세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주요 통화 중 가장 경기에 민감한 통화인 원화가 글로벌 주요 주식과 상반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위험자산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성과 방어에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한화Lifeplus TDF가 안정적인 장기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배경은 과도한 마켓 타이밍을 지양하고 글라이드패스에 기반해 자산배분전략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은퇴 예상시점에 따른 자산 증식 및 보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