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훈풍에도 2→13위…중소형사에도 밀려
에이피알 시작으로 성과 구축·회복 발판 각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었음에도 중소형 증권사보다 낮은 공모 실적을 기록해 관련 순위가 수직 낙하하는 시련을 겪었다. 올해 코스피 IPO 첫 타자인 에이피알의 상장 주관사 지위를 차지한 것을 계기로 절치부심 반등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신규 상장사 기준(스팩·리츠 제외) 씨유박스와 미래반도체 단 두 곳만의 주관을 맡아 441억원에 그치는 공모 금액을 모았다. 이는 대형 증권사 중 최하 성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보다도 낮은 주관 건수와 공모 금액이다.
신한투자증권의 IPO 성적은 경쟁 대형사인 ▲NH투자(11건·1조3534억원) ▲미래에셋(16건·1조2601억원) ▲한국투자(13건·8599억원) ▲KB(7건·7611억원) ▲삼성(7건·3006억원) ▲키움(8건·2075억원) ▲대신(8건·1938억원) ▲하나(6건·1748억원) 등보다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IPO 훈풍 속 시장에 속속 복귀한 중소형 증권사인 신영(5건·1072억원), 하이투자(3건·582억원), 유안타(3건·581억원) 등보다도 낮은 성적을 거둬 IPO 주관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13위를 기록한 현실이다.
지난 2022년 신한투자증권이 5곳의 상장 주관으로 6021억원을 모아 업계 2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성적이 급감한 것이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시장 입성을 노리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의 대표 상장 주관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본격적인 활약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IPO 시장에 활기가 돌았을 당시 업계 내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에이피알의 흥행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내달 1~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에서 37만9000주를 공모할 예정으로 희망 공모가는14만7000~20만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557억~758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이다.
IPO 일정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에이피알은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대어로 올해 코스피 시장 1호 상장 기업이 된다.
이에 에이피알의 상장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 역시 연초부터 빅딜을 쌓으며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에이피알의 흥행을 이끌 경우 IPO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입증해 향후 순조로운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 외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시 기업가치 역시 3조원대로 예상돼 실적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그동안 꾸준히 IPO 주관 경험을 쌓아 왔기에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 매력도가 높은 편”이라며 “지난해 성적이 다소 부진했더라도 IPO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어 올해 10위권 내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