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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 ‘다이어트’ 결심에 비만치료제 관심↑…국내 제약사 어디쯤 왔나


입력 2024.01.08 06:00 수정 2024.01.08 06:00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삭센다 ‘품귀’ 위고비 인기에 출시 연기

국내 제약사, 후발주자로 출사표 던져

한미·동아 빠른 속도, 유한·대원 ‘차별화’

ⓒ게티이미지뱅크

새해가 돌아오면 어김없이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의지가 있다. 바로 ‘다이어트’다. 물론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정석 다이어트가 가장 바람직하나 현실의 벽 앞에 무너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식욕 조절 등 부분에서 ‘비만치료제’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늘어났다.


7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성장률 30.2%로 고속성장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000억 달러, 한화 약 13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비만치료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명실상부 ‘메가트렌드’로 떠올랐다.


(왼쪽부터) 노보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삭센다,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에 대한 열풍은 국내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비만치료제의 대표주자격인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Saxenda)’는 2017년 국내 허가 이후 유명인들의 후기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58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위인 큐시미아의 처방액과는 2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후속 품목인 위고비(Wegovy)는 올해 4월 국내 정식 허가를 받았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위고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져 국내 출시는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후발주자로서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고비·삭센다 모두 당뇨병 치료제의 일종인 GLP-1 수용체 효능약인데 국내 제약사 역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전의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 곳이 많았기에 빠르게 비만치료제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GLP-1 계열 약물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그간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오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하고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계획을 신청한 상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을 통해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GLP-1 비만약을 시판한 글로벌 기업들이 체중 감소 비율 수치의 우월성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이는 서양의 고도비만 환자에게 유익할 수 있는 수치”라며 “한국 제약사가 독자 기술을 통해 개발한 최초의 GLP-1 비만신약으로서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으로 개발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ST는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국 시장을 겨냥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후보물질인 DA-1726에 대한 글로벌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DA-1726 역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전이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택한 기업도 있다. 유한양행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3가지는 GLP-1이 아닌 GDF-15 수용체 결합 작용제로 식욕을 억제시키는 기전이다. YH34160 및 YH40863은 전임상 단계에, YHC1140은 탐색 단계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YH34160은 지난 2022년 공개한 전임상 데이터에서 위고비 대비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YH40863 역시 지난해 열린 ‘유럽 당뇨병 학회’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대원제약 본사 전경 ⓒ대원제약

대원제약은 제형에서 변화를 줬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국내 바이오텍 ‘라파스’와 함께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한 ‘DW-1022’의 임상 1상 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DW-1022는 대부분의 비만제가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는 것과 달리 간편하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패치 형태로 환자들이 직접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1mm 이하 미세 바늘을 활용해 체내 전달률도 우수하며 피하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당뇨나 비만 등 장기간 관리를 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경우 복약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기존 주사제에 비해 인체흡수성과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킬 혁신적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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