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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달리는 미국, 한국의 '대북 압도적 대응' 자제시킬까


입력 2024.01.05 03:00 수정 2024.01.05 03: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유럽·중동 이어 인태 지역 등에서

경제적·군사적 위기 발생 가능성

北, 美 '소극적 개입' 기조 고려해

전술핵 앞세워 대남 도발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미국이 주도해온 '규칙 기반 국제질서'가 중국·러시아 등의 도전을 받는 가운데, 미국 대외정책 기조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찰'을 자처해 온 미국이 최근 연이어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한이 미국의 소극적 관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감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면전을 꺼리는 미국 입장을 감안해 북한이 전술핵 위협을 노골화하며 한국을 겨냥한 재래식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인효 국방대학교 교수는 4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2024 한반도의 뉴 게임: 다가오는 변화와 파도'를 주제로 진행한 포럼에서 "올해 한반도 '퍼펙트 스톰'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동 사태가 있었던 것처럼 올해 그런 상황(추가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가능성은 낮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군사적 긴장이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군사적으로 우리가 연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분쟁) 개입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을 하게 될 여러 국가들이 있다"며 "그 중 하나가 북한이다. 전술핵사용 위협을 배경으로 한 고강도 재래식 도발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국 견제에 사활을 건 미국이 여타 이슈에 대해선 '해결'보다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북한 재래식 도발에 대한 한국군의 '압도적 대응'을 자제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우리 군은 북한 도발 시 '선(先)조치 후(後)보고' 원칙에 따라 "즉시·강력히·끝까지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불확실성 최소화를 원하는 미국 대외 노선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설 교수는 "이미 여러 지역에서 분쟁이 동시에 진행 중이고, 추가 사태(전쟁)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북한 도발 시) 미국이 아마도 한국의 소위 '단호한 대응'을 자제토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런 상황이 될 경우, 한미 간에 긴장 국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에 대한 불신, (한국) 독자적 핵무장론 부상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여러 가지 변수가 결합돼 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미가 발생 가능한 경제적·군사적 위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조율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등 잠재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국가들이 '전략적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도록 치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北, '무모한 행동' 삼갈 거란 관측도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한 북한이 언제든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대규모 군사충돌은 북한이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핵이 존재하고 미국이 여전히 엄청난 (군사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확장억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바도 아니다. 우발적 충돌이 확전으로 갔을 때 북한이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북한 핵사용 시 김정은 정권 종말'을 거듭 경고해온 데다 북한이 유사시 핵으로 보복하는 '2격 능력'을 온전히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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