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6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개인 저가매수로 반등에 베팅 중
CPI 3개월 연속 하락…모멘텀 부재
중학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홍콩 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H) ETF는 올해(1월 2~12일) 들어 920원(15.40%) 하락한 50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해당 ETF는 지난해 29% 하락한 것에 이어 새해에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9.25%)·KODEX 차이나H레버리지(H(-8.57%)·KOSEF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MSCI(합성H·-8.49%)·KODEX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7.88%)·ACE중국과창판STAR50(-7.82%) 등 국내에 상장된 중국 ETF 36개 모두 작년 말 대비 하락 중이다.
중국 관련 ETF의 부진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 규제와 더불어 중국 경제의 구조적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이 나오고 있지만 내수 시장이 침체를 나타내면서 증시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3% 떨어지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 CPI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중국이 고령인구 증가 등으로 일본과 같은 장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올해 초 중국 증시 반등을 기대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벌써 큰 손실을 본 가운데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지난해 12월 12~1월 12일)간 개인 순매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중국 관련 ETF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에 개인 순매수가 206억원 유입되면서 7위를 차지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201억원)와 TIGER 차이나항셍테크은 각각 201억원, 101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추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며 홍콩 기술주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 업체 자금줄 역할을 하던 중즈그룹이 파산절차에 들어가 리스크도 커진 상황이다. 미·중 갈등도 해결될 기미가 없이 지속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 불안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다”며 “시진핑 주석 3기 체제의 국가자본주의 강화 분위기로 중화권 증시 부진과 글로벌 자금의 중국 시장 이탈(차이나 런)이 심화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도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주요 경제지표들이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중국 경제 급락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경기지표, 제한적인 정부 부양책 등으로 증시 모멘텀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