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불안감 커지며 하이브리드차 인기
토요타‧렉서스 5년 만에 국내 판매 2만대 돌파
탄탄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프리우스 가세하며 시너지 기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선구자’ 토요타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왔다. 한때 전기차 대응이 늦어 지나치게 신중한 일본 산업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까지 여겨졌지만, 전기차의 대중화 단계에서의 한계 봉착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으로 떠오르며 해당 분야의 최강자 토요타가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는 판이 깔렸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불멸의 투톱’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필두로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 독일차들에 볼보까지 가세한 유럽차들로 판이 깔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토요타 및 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선두권 진입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합해 2만205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토요타가 국내에서 2만대 판매를 넘긴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노재팬’ 운동으로 국내에서 일본차 판매가 위축되면서 2020년 이래 1만대 중반 수준에 머물다가 지난해부터 회복세가 본격화됐다.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해 1만356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78.1%의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중차 브랜드 토요타도 35.7% 증가한 8495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같은 토요타의 판매 성장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한일관계 정상화라는 대외적인 여건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다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이 재부각되며 토요타‧렉서스의 하이브리드차가 큰 인기를 끈 게 결정적 요인이 됐다.
실제 지난해 토요타와 렉서스의 판매량은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대부분 책임졌다. 렉서스 브랜드의 경우 럭셔리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가 7839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SUV 라인업에서도 RX, NX, UX 등 차급별 하이브리드 버전이 대부분의 판매량을 지탱했다.
토요타 브랜드 역시 라브4 하이브리드(2475대), 캠리 하이브리드(1866대)가 주축을 이뤘고, 볼륨 모델로 보기 힘든 미니밴 시장에서도 시에나 하이브리드가 1659대의 판매량으로 선전했다. 프리미엄 미니밴을 지향하는 알파드 하이브리드 역시 짧은 판매기간(9월 출시)과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층의 한계에도 불구, 502대라는 녹록치 않은 실적을 올렸다.
독일계 브랜드들도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한 모델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주로 ISG(공회전방지장치) 등 엔진 효율을 보조하고 전장장비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기모터 단독 주행이 가능하고 연비 향상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토요타‧렉서스의 풀하이브리드가 별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용차 프리우스 5세대 모델을 앞세워 올해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세대 프리우스는 ℓ당 20km에 육박하는 고연비와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앞세워 친환경차를 선호하면서도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큰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올해는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 프리우스가 토요타 브랜드 판매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기 기간이 1년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미니밴 알파드 하이브리드도 판매량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렉서스는 아직 확정된 신차 출시계획은 없지만 전체 판매의 60%를 점유하는 ES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