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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에 ‘빚투’ 팽창…반대매매·폭락 악순환 우려↑


입력 2024.01.21 07:00 수정 2024.01.21 07: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하락장에도 신용융자잔고 18조원 돌파

위탁매매 미수금 등 단기 자금도 증가세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세제개편에 나선 가운데 기대했던 증시 부양 효과 보다 개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3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고 남은 돈을 말한는데 지난해 11월 초부터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일 이후 지난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빚투는 증시 상승기에 늘어나는 데 반해 최근에는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19일 종가 2472.74)는 한 달 전(작년 12월 19일) 대비 94.12포인트(3.67%) 하락한 수준으로 같은기간 코스닥지수도 0.97%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에 이어 지난해 말 대주주 요건 완화에 이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식화와 주식거래세 인하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편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개인 투자자의 빚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제 혜택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빚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 토론회에서 내년 도입 예정인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떨어지면 개인 투자자의 위탁매매도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양도소득세 기준 대주주 요건 완화와 금투세 폐지 등 세제 개편이 투자자 매수 심리를 키웠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증시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 출회에 따른 시장 폭락의 악순환이 이어질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위탁매매 미수금이 최근 다시 1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1조1387억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10월 30일 1조1753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개인투자자가 3거래일 내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단기 빚투 자금이다.


반대매매 금액도 지난 18일 101억6500만원으로 기록하면서 지난 11월 10일(104억9000만원)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에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빚을 내 주식을 사기에 앞서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통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미수금이 크게 느는데 지금 지난해 말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이후 다시 1조원을 넘겼다”며 “3~6개월의 상환 기한이 있는 신용거래와 달리 미수거래는 3일 미만이기 때문에 시장이 급변하게 되면 자칫 개인들의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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