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시장, 볼보 내 글로벌 판매순위 최하위서 1위로 올라
30·40세대 중심 견조한 패밀리카 수요 등에 판매 호조
올해 목표판매량 1.8만대…판매·서비스에 1천억 투자
볼보자동차가 자사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은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 대응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25일 볼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아시아태평양 시장(중국 제외) 판매순위에서 한국 시장은 10년 전(2014년) 최하위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1위에 등극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판매순위에서도 24위에 불과했던 한국 시장은 지난해 8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8% 증가한 1만7018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로써 볼보는 수입차 판매순위(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 테슬라 제외) 2022년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지난해 월별 판매순위에서 3위 자리를 두고 아우디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볼보는 연간 아우디(1만7868대)를 단 850대 격차로 바짝 추격했다. 비록 아우디를 제치지는 못했지만, 10년 전 10위권에도 못 들었던 볼보가 ‘독일 3사’ 명성 답게 10년간 상위 랭크를 벗어나지 않던(2017년 제외) 아우디에 위협을 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또한, 볼보의 결실이 특정 모델 판매 호조로 견인한 ‘반짝 인기’가 아니라 꾸준한 빌드업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 만하다. 볼보는 1988년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크게 인기 있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10여 년 만에 10위에 들면서 이윽고 2019년 ‘1만대 클럽’에 입성했다.
이런 성과에 대해 볼보는 ‘프리미엄 수입차 중 가장 높은 개인 고객의 구매와 30·40세대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패밀리카 수요, 전체 모델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경쟁력 높은 모델 라인업 등’을 주효한 전략으로 꼽았다.
볼보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연간 판매량 1만8000대로 목표를 내걸고 ‘3만대 달성’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판매·서비스 네트워크에 약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며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전략을 세웠다.
특히, 수입차의 약점인 인포테인먼트를 집중 공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볼보는 2021년 티맵 모빌리티와 손잡고 300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초로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선보이고 이를 전 차종에 적용했다.
여기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신호등 정보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개인화 서비스 ▲다양한 서드파티 앱을 지원하는 ‘티맵 스토어’ ▲충전 및 주유 결제 가능한 인카페이먼트 등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맞춤형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 시장 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펼친다. 올해 상반기 안에 순수 전기 SUV ‘EX30’을 트림별로 4000만원대부터 출시하는데 이는 유럽 시장보다 1000만원 정도 낮춘 가격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30의 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고성능인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만 탑재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고객이 NCM과 저성능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중 선택 가능한 옵션이 있다.
제품 성능 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도 힘을 싣는다. 볼보는 6개 지역(서울 대치, 하남, 청주, 동탄, 군산, 진주 등)에 신규 서비스센터를 설립해 기존 34개의 서비스센터를 약 18% 증가한 4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볼보의 워크베이 수는 350개로, 업계 1위인 BMW(약 1800개)와 비교해도 판매량 대비 정비 혼잡도가 비슷하다. 또한, 통상 차량 구매 후 정비 주기가 4~5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볼보의 판매량은 2018년보다 2배가량 늘었기에 더욱 준수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볼보는 ‘상품성 만족도와 AS 만족도’ 부문에서 4년 연속 유럽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군산 및 진주 서비스센터는 주요 지역 거점과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위성 콘셉트도 도입된다. 또한, 6개 신규 전시장(서수원 DTS, 서울 용산, 청주, 동탄, 진주, 군산 등)을 열고 서울 대치 전시장은 확장 이전하는 등 총 40개의 전시장을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