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 '경제 철학'도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아제이 방가(Ajay Banga)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가 총재를 접견해 "과거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빈곤을 퇴치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여러 회원국을 방문 중인 방가 총재는 올해 첫 번째 일정으로 일본을 거쳐 방한했다.
방가 총재는 "한국의 ODA 확대 정책 방향은 매우 훌륭하다"며 "한국은 한 세대 만에 원조를 받는 저소득국에서 원조를 하는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모범사례다. 한국의 발전 경험이 개발도상국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의 건설·인프라·디지털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며 "앞으로 세계은행과 한국이 함께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의 해당 발언은 "한국 기업 및 인재가 세계은행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 윤 대통령 당부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방가 총재는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조달제도를 비용뿐만 아니라 질적 요소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도 했다. 건설·인프라·디지털 등 주요 산업을 선도하는 한국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적 가치에 입각한 경제정책이 갖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반부패 국제회의에 참석한 경험을 언급하며 "부패를 척결하고 민간 주도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하려면 자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치주의로 공정한 경쟁과 보상이 담보될 때 창의력이 발현된다는, 개개인이 창의력을 꽃 피울 때 경제 분야를 선도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철학'을 재확인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은행이 이러한 점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논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며 "한국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도전요인 해결에 있어 세계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도 세계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가 총재는 "6G 시대에 디지털 선도국가인 한국이 전 세계의 디지털 표준을 정립해 나가고 각국 디지털 표준간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디지털 관련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