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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먹방 후 퇴장’ 대역전극 불러일으킨 황당 세리머니


입력 2024.01.30 08:33 수정 2024.01.30 08:3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이라크 후세인 역전골 터뜨린 뒤 과도한 세리머니로 퇴장

수적 열세 몰리며 후반 추가 시간 2골 내주며 황당한 역전패

문제가 된 아이멘 후세인의 ‘잔디 먹방’ 세리머니. ⓒ XINHUA=뉴시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던 이라크가 황당한 세리머니 하나로 탈락 수순을 밟았다.


이라크는 2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16강전서 2-3 역전패했다.


지난 조별리그서 일본을 꺾으며 D조 1위를 차지했던 이라크는 이번 대회 득점 선두 아이멘 후세인을 앞세워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으나 황당한 퇴장 하나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반면, 조별리그서 한국과 대등한 경기력을 펼쳤던 요르단은 이라크라는 대어를 잡아내며 8강에 안착했다. 요르단의 8강전 상대는 UAE를 꺾고 올라온 타지키스탄이다. 요르단과 타지키스탄의 맞대결서 승리하는 팀은 자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룬다.


경기는 시종일관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며 흥미롭게 전개됐다. 선제골은 요르단의 몫이었다.


요르단은 전반 추가 시간, 야잔 알 나이마트가 하프 라인 부근에서 볼을 빼앗았고, 그대로 골문까지 내달린 뒤 감각적인 칩샷으로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전반 종료 직전, 이라크의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이 경고를 받았는데, 이 옐로카드는 후반 반전을 만들어 일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급해진 이라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요르단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계속해서 상대 골문을 두들긴 이라크는 후반 23분 사드 나틱이 헤더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기세가 오른 이라크는 8분 뒤 아이멘 후세인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문제의 장면이 발생한다.


흥분한 후세인은 골을 넣자마자 광고판 뒤로 넘어가더니 이라크 관중들이 몰린 곳으로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요르단. ⓒ XINHUA=뉴시스

세리머니를 마친 후세인은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갑자기 주저앉더니 잔디를 뜯어먹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를 본 호주의 알리레자 파가니 주심은 곧바로 옐로카드를 꺼냈고, 경고가 누적된 후세인은 그대로 퇴장 조치되고 말았다.


후세인이 퇴장 당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일단 골을 넣고 난 뒤의 세리머니 시간이 과도하게 길었다.


여기에 ‘잔디 먹방’ 세리머니는 상대에 대한 조롱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요르단은 선제골을 넣었을 당시 선수들 여럿이 모여 밥을 먹는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후세인 역시 이를 따라했고, 급기야 왼손으로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슬람권에서 왼손 식사는 엄격하게 금지하는 부분이며 상대를 모욕하는 행위로 비춰진다.


후세인의 퇴장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적 열세에 내몰린 이라크는 교체 카드마저 모두 사용한 상황이었고, 요르단의 반격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했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 2골이 터졌고 요르단은 극적으로 8강 진출, 이라크는 허무하게 짐을 싸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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