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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다면서 배당에 '감 놔라 배 놔라'[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4.02.01 07:00 수정 2024.02.01 07: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변덕스러운 당국 지침에 혼란

국내·외 투자자 아쉬움 커져

주가 상승 방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에서 영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한 약속이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도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구독자 약 300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의 운영자인 전석재씨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해 지적하자, 정부는 과도한 세제를 개혁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민생 안정'을 목표로 내놓는 대책들은 이러한 취지에 배치된다.


특히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금융사에게 배당에 대한 자제령을 내리면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과도한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작년에도 보험사에 미실현 이익의 변동성을 고려해 배당 정책을 관리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눈에 띄는 실적 상승이 있었음에도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증권사에게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현금 배당 등에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배당을 아끼고 유보금을 많이 쌓아두는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이러한 주문을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지면서 주식은 저평가 될 수밖에 없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같은 아쉬움은 크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활황 중인 글로벌 증시로 눈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이유다.


당장의 배당이 낮아져서 느끼는 속상함보다 국내 금융당국의 일관되지 않은 방침과 사사로운 간섭에 혼란스러움이 더 클 뿐이다. 몇몇 금융사에서는 이러다 연봉까지 건드는 것 아니냐는 곡소리도 터져 나온다.


차라리 솔직하면 어떨까. 아직 한국 금융 시장은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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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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