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중동 3개국 방문해
국방·방산 협력 강화에 방점
방사청-사우디 국방부 MOU 체결
KF-21 자료 유출 논란 지속
윤석열 정부가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중동 현지에서 국방·방산협력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신 장관은 마지막 일정으로 카타르를 찾아 국방·방산협력 관련 성과 마련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3개국이 세계 방산시장의 '큰 손'으로 간주되는 만큼, 이번 현지 방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사우디는 2위, 카타르는 3위, UAE는 10위의 무기 수입국으로 평가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은 4일(현지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제2회 사우디 세계방산전시회(WDS)' 참석을 계기로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회담을 개최했다.
양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방위사업청과 사우디 국방부는 '중·장기 방산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 장관은 MOU 체결을 통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방산협력 파트너십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칼리드 장관은 "사우디와 한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방사청은 이번 체결된 MOU를 기반으로 방사청과 사우디 국방부가 양국 방위산업 및 국방기술 협력을 중장기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기체계의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 등 필요한 분야에 실무단(Working Group)을 구성해 협력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 6세대 전투기 개발 등 '높은 수준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포괄적 측면에서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신 장관은 지난 2일 UAE 방문 당시에도 모하메드 빈 무바라크 알 마즈루이 국방특임장관과 회담을 갖고 국방·방산협력을 지속 강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바 있다.
신 장관은 중동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카타르를 찾아서도 국방·방산협력에 방점을 둘 전망이다.
신 장관이 국외에서 성과 도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국내에선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사업 관련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KF-21 공동개발 참여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다량의 자료를 담아 반출한 것으로 확인돼 정부 합동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엄중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며 "현재 정부 합동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을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가정보원을 포함해 합동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관련 기관과 협조해 어떻게 발표할지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가 KF-21 관련 분담금 부담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자료 유출 사건까지 발생한 만큼, 사업 자체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2026년 6월까지 인도네시아로부터 KF-21 개발비 약 1조 6000억원을 제공받는 대신, 시제기 1대 및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하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약 1조원이 연체된 상태다.
최 대변인은 "분담금과 관련해 양국이 세부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때 상황을 고려해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