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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 유통업계가 다시 오프라인에 주목하는 이유


입력 2024.02.07 07:09 수정 2024.02.07 07:0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쿠팡 등 일부 상위 사업자가 시장 석권

중국 이커머스까지 가세하며 경쟁 가열

복합쇼핑몰 같은 대규모 유통시설엔 자본, 부동산 필수

소규모 사업자 많은 온라인 보다 경쟁 덜 해

지난달 26일 정식 개장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몰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에 집중했던 유통업계가 다시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데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된 탓이다.


반면 엔데믹을 맞아 소비자들이 다시 몰리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경우 부동산과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대기업 유통기업만 가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시에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에 개장 첫 주말(26~28일)에만 3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스타필드 수원은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 33만1000㎡(약 10만평)에 달하는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


더현대 서울은 작년 오픈한 지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최단기 기록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등 체험 요소를 강화하고, 복합 공간을 조성해 주 소비층인 MZ세대 소비자를 유치한 전략이 주효했다.


롯데백화점이 베트남 하노이에 조성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개점 122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로 이 기간 누적 방문객은 500만명이 넘는다. 하노이 전체 인구가 840만명임을 고려하면, 3명 중 2명이 다녀간 셈이다.


작년 엔데믹 이후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이 선보인 백화점, 복합쇼핑몰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대형 쇼핑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수년간 중단됐던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운 이마트는 올해 5개 이상의 신규 점포 부지를 확보하고 빠른 시간 내 출점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동구의 이마트 명일점을 비롯해 중동점과 문현점 매각도 중단했다.


작년 12월 리뉴얼 오픈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인천 연수점에 방문한 고객들의 쇼핑 모습.ⓒ홈플러스

홈플러스는 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으로의 리뉴얼을 통해 실적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리뉴얼 개점한 점포 24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식품 매출이 3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30%가 증가했다.


아울렛 매출 규모 1위인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은 인근 부지를 활용해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식음료 매장과 체험형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사업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것은 온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고 고물가 시대를 맞아 수요가 높아진 가성비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온라인 시장의 경우 초기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엔 대대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 쿠팡이 사실상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작년엔 3분기 누적 매출의 경우 쿠팡이 이마트, 롯데쇼핑을 앞섰다.


여기에 알리, 테무 등 초저가 쇼핑을 표방한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더해지면서 온라인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 정부가 이커머스 등을 겨냥해 온라인 플랫폼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과는 정반대되는 모양새다.


반면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유통채널은 온라인 쇼핑과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소비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계열사와의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유통에 비해 강점을 가진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연중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 복합쇼핑몰은 MZ세대를 겨냥한 각종 팝업스토어 등 체험에 방점을 둔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려운 만큼 매장 한 곳에 투자를 늘려 각종 식음료 시설과 체험시설을 한 데 모아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이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완전하게 자리잡은 것은 맞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면서 “끊임없이 소비자 발길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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