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출마 관측에
당내, 총선서 보수 진영 '반사이익' 우려
"대선에서 '땡큐' 조롱 받던 이들 누구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 등 더불어민주당의 자중 요구에도 불구하고 부산에 이어 호남을 휘젓고 다니는 등 신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내에서 자체 진화 단계에 돌입한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친문 책임론'에 기름을 끼얹는 언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의 등판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여당에 자칫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야권을 중심으로 커져가고 있다.
14일 야권에 따르면 앞서 임혁백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의 '윤석열 검찰 정권의 탄생 원인을 제공한 이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발언을 한 직후 추미애 전 장관은 이 논란에 기만하게 올라탔다.
친명(친이재명) 일각에서 지칭하는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 제공자'란 주로 문재인 정권 핵심 인사였던 노영민·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가리킨다. 이들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노 전 실장의 경우 충북 청주상당에, 임 전 실장은 민주당 전략 지역인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전 장관도 두 사람을 윤석열 정부 탄생의 주요 책임자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다는 이유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정면 충돌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고 질타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CBS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도 얘기를 하면 할 수록 본인이 더 곤란해질테니 그만하시지 않을까"라고 맞받았다.
실제로 추 전 장관은 전임 정권 때인 지난 2020년 10월 윤 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수차례 사퇴 압박을 가했다가 결국 윤 총장을 문재인 정권의 대항마로 '키워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 전 장관을 가리켜 "그분은 '보수의 어머니'란 말을 듣는 분"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조국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과 2심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대법원의 상고심에서조차 원심 형량이 확정되면, 설령 4·10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한다.
보수층에서는 추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조 전 장관에 대해서도 '조나땡'(조국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은어가 있다. 이같은 '나오면 땡큐 그룹'의 광폭행보에 민주당 일각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발탁의 책임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몸집을 키워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올린 이들, 그래서 보수 진영에서 '땡큐'라며 조롱 받던 이들 중 누구의 책임이 크냐"라고 반문했다. 사실상 조국, 추미애 전 장관의 책임론을 언급한 셈이다.
다만 당 지도부에서 추 전 장관과 조 전 장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온도차가 있다. 추 전 장관은 '전략공천'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심판론에 앞장설 공격수가 필요해서다.
반면 조 전 장관에 대해선 쉬쉬하는 분위기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 본인이 정당을 설립해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 건지 고민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엿가락' 기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KBS라디오에서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문제제기에) 추 전 장관도 자유롭지 못하지 않느냐"며 "추 전 장관을 투입하게 되면 이기지도 못하고 그 기준도 엿가락처럼 왔다 갔다 하게 되니까 그야말로 하책 중의 하책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그 문제를 보더라도 재판이 끝나기 전 정치 참여를 하는 게 과연 납득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말했다.
친문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국민적 인식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 기여도를 수치로 따져봤을 때 전임 정부 비서실장 두 사람이 높겠느냐, 전직 법무장관 두 사람이 높겠느냐"라며 "그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인정하는 기정사실"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