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덕볼까... 돌아온 삼성 엑시노스·타이젠 '눈길'

2년 만에 갤럭시 신제품 탑재된 엑시노스 "긍정적 반응"

갤S24 시리즈, 역대급 흥행 조짐... 삼성 AP 점유율 확장 기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 미칠 수 있는 호재

이외에 타이젠OS도 가전, TV 넘어 차세대 제품에 적용

지난해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엑시노스 2400과 관련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를 스마트폰과 가전에 탑재하는 방향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의 오래된 정체성인 모바일 AP '엑시노스'와 오픈소스형 운영체제 '타이젠'이 미래 먹거리에서의 활약을 예고 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2400'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최근 공개한 스마트폰 '갤럭시S24 플러스'와 '갤럭시S24' 모델에 '엑시노스 2400' 칩셋이 탑재됐는데, 신제품 갤럭시 시리즈가 역대급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사전 예약을 통해 121만대가 넘게 팔렸고, 올해 1분기 예상 판매 대수만 1200만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신제품에 탑재된 엑시노스, 즉 스마트폰의 두뇌격으로 불리는 이번 모바일 AP가 점유율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 칩셋이 사용된 것은 지난 2022년 '갤럭시S22'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발열 및 성능 논란에 휩싸인 바람에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3에는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았다.

돌아온 엑시노스는 현재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평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 2400'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CPU(중앙처리장치)는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중 최초로 FOWLP(팬아웃 웨이퍼레벨 패키지)기술을 적용해 열 저항을 개선한 점도 특징이다. 아울러 모바일 기기의 사용 전력 효율을 최적화했다.

IT 전문매체 샘모바일 등 주요 외신들은 엑시노스 2400 프로세서의 성능이 갤럭시용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수치로는 그 차이가 10% 이내라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위축됐던 AP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7%(5위)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30%)과 퀄컴(29%)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애플(19%)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삼성이 '엑시노스 2400'를 발판 삼아 퀄컴 의존도를 낮춘다면, 이같은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나온다.

또한 엑시노스의 부활은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다. 갤럭시 신제품의 흥행이 지속되면, 엑시노스 출하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설계를 맡은 시스템LSI 사업부와, 제조를 맡은 파운드리 사업 역시 수혜를 볼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개 모델에 자사 AP 신제품 엑시노스 2400을 적용한 상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내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삼성전자

아울러 삼성은 '타이젠'의 재도입도 예고한 상태다. 타이젠은 삼성이 2012년 처음 선보인 독자 OS(운영체제)다. 앞서 자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에서 독자 OS 구축에 이미 나선 바 있지만, 기존에 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2015년 첫 타이젠폰 삼성Z1을 출시한 이후 모바일과 스마트워치 등에 점차 타이젠 탑재를 포기했고, 최근에는 가전과 TV 부문에서만 탑재되고 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는 성능을 높인 타이젠을 가전 외에 차세대 AI 기기에도 탑재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현재 삼성 타이젠 OS는 지난해부터 과거 5년전 제품까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4'에서 공개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AI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볼리'에도 타이젠을 탑재해 이러한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