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차례 모두 이긴 민주당
전략선거구…지역당원 반발
국민의힘, 경선 가능성에 무게
선거구 획정 이후 매듭짓기로
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충청남도 '천안을' '천안병' 지역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대면서도 불협화음 최소화 방안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천안을은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다. 박 의원이 천안을에서만 내리 3선을 한 만큼, 야권 지지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4선 의원 출신으로 충남지사까지 지낸 양승조 예비후보, 천안갑 국회의원 출신인 이규희 예비후보 등 5명이 표밭을 갈고 있다.
당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을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위원은 지난 7일 충청권 인재영입으로 소개됐지만, 지역 정가에선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이에 일부 당원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천안시장 후보 공천을 받아 낙선한 이 전 위원을 또다시 전략공천하는 것은 "전례 없는 특혜"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민주당이 양승조 예비후보를 '험지' 홍성·예산으로 옮겨 투입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교통정리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양 예비후보는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글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자괴감으로 몸과 마음을 가누기 힘들지만 이것도 극복해야 할 일"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민주당은 천안병 공천에 대해선 교통정리를 마쳤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해당 지역 현역 의원인 이정문 의원과 김연 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의 경선을 예고했다.
천안 3석의 탈환을 꿈꾸는 국민의힘도 이론상으로는 전략공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3번 연속 패한 지역을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지로 분류한 바 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천안 을·병 모두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지역 정가에선 윤석열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황근 천안을 예비후보가 단수공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천안 갑·을·병에 각각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부 차관, 초대 농식품부 장관,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인사가 출사표를 던진 만큼,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이 '시스템 공천'을 강조해 온 만큼, 예비후보 및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국민의힘 공관위는 4년 전 21대 총선부터 천안갑을 관리해 온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공천만 확정하고, 천안 을·병에 대한 결론은 유보했다. 국회가 논의 중인 천안 일대 선거구 획정 결과 등을 지켜보고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추후 전략공천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천안 을·병 모두 경선을 통한 교통정리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천안을에선 정황근 예비후보와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이정만 예비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천안병에선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신진영 예비후보와 천안병 당협위원장을 지낸 이창수 예비후보 간 경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구와 관련해 "추후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의결되면 재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