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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찬바람 ‘쌩쌩’…“입주 물량 가뭄 부추긴다”


입력 2024.02.20 06:10 수정 2024.02.20 06:10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건산연, 지난해 주택분양 물량 19만2425가구

천정부지로 오르는 분양가, 미분양도 증가세

“입주 물량 감소 우려”…집값 급등 부메랑

지난해 공동주택 분양 물량이 2000년대 들어 가장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청약시장 침체 등으로 신규분양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공동주택 분양 물량이 2000년대 들어 가장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청약시장 침체 등으로 신규분양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분양 물량은 19만2425가구에 그치며 국토교통부가 2005년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지방에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는 11만4009가구, 지방에서는 7만8416가구가 분양됐는데, 이는 1년 전 대비 각각 16.1%, 48.3% 감소한 수치다.


인허가를 받았으나 분양에 착수하지 못하는 물량도 쌓이고 있다. 수도권의 연간 인허가 대비 분양 물량 비중은 2022년 71.2%에서 63.2%로 8.0%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은 45.8%에서 37.6%로 8.2%p 줄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인허가는 분양의 선행지표로, 인허가물량 대비 분양물량이 감소하면 그만큼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분양시장 전망도 어둡다. 고분양가 현상으로 청약 수요가 위축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371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21.03% 오른 수치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청약 수요도 한풀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분양 주택의 감소세도 멈췄다. 지난해 2월(7만5438가구)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이 12월(6만2489가구)을 7.9%(564가구) 증가하며 상승 전환한 것이다. 당초 지난해 2~11월 동안 미분양 물량이 줄던 것도 분양 물량 자체가 크게 감소한 탓이라는 관측이 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해야 하는 곳들이 있지만 일정을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난해에도 계획 대비 실제 분양이 늦춰진 물량이 많았던 만큼 올해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분양 실적 저조로 인해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향후 집값 급등 및 주거 불안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입주 불안은 현실화되고 있다.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33만388가구가 입주하며 지난해(36만5104가구)보다 9.5%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24만2421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건설사들도 선별적으로 주택사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올해 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부터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한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서울은 약 1만가구가 입주하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입주하는 건 30% 정도로 봐야 한다”며 “서울은 5만가구 이상이 꾸준하게 입주를 해야 하는데 심각한 수준이다. 분양이 계속 밀리고 지연되다 보면 입주 물량 부족 문제가 3년에서 5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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