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공략 위한 주류 신제품 출시
와인 강화‧해외시장 다변화 등 노력
전통주 외길을 걷던 국순당이 최근 ‘데킬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초 국내 와인업체를 인수한 이래 수입 와인 품목을 점차 확대해 온 국순당은 최근 데킬라까지 수입해 판매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본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순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537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8%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40.4%나 감소했다.
주류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만 하더라도 ‘홈술’‧‘홈술’의 영향으로 다양한 주종이 인기를 끌며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저도주와 프리미엄 제품이 선택을 받았고, 막걸리 역시 주목을 받으면서 국순당의 실적도 우상향을 그렸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오래가지 못 했다. 엔데믹 전환을 기점으로 이런 분위기가 꺾였다. 주류 트렌드가 다시금 변하면서 국순당의 실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국순당은 실적 회복을 위해 MZ세대 공략을 위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해외 시장 다변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16일 세계적인 모델 캔달 제너가 2021년에 출시한 데킬라 브랜드 ‘818 데킬라’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818 데킬라는 8년 이상 재배된 ‘블루 아가베’ 만을 이용해 만들며, 제품별로 오크통에 짧게는 3주, 길게는 8년 가량 숙성 과정을 거친다.
국순당은 국내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내달 7일까지 현대백화점 더 현대 서울 지하 1층 메인 행사장에서 기념 팝업 행사도 진행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818 데킬라와 818 데킬라 공식 레시피로 제조한 칵테일 3종을 판매하며, 기타 굿즈도 선보인다.
막걸리 외길 인생을 걷던 국순당이 최근 데킬라에 주목한 이유는 간단한다. 데킬라가 고도주 시장에서 위스키의 인기를 이어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국으로 옮겨오는 건 시간 문제라는 계산이 깔렸다.
과거 데킬라는 취하기 위해 먹는 ‘저렴하고 머리 아픈 술’이란 선입견이 컸지만, 최근 다양한 풍미와 고급화 전략으로 탈바꿈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소비자의 취향이 변하고 하이볼 문화 역시 확산하면서 위스키를 넘어 데킬라와 같은 다른 증류주로 관심과 소비가 확장됐다.
데킬라 수입은 빠르게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킬라(품목명:데낄라) 수입액은 2020년 253만1000달러(약 33억7888만원)에서 지난해 647만6000달러(약 86억5000만원)로 4년 만에 1.6배 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데킬라가 인기를 끌면서 수입액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데킬라 수입량이 755톤(t)으로 866톤을 수입한 전년 동기 대비 100톤 가량 줄었지만 수입액은 10%(60만 달러)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순당 관계자는 "그동안 밸류 와인을 국내에 꾸준하게 소개한 것 등이 계기가 돼 이번 818 데킬라를 한국에 론칭하게 됐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미엄 데킬라가 소개돼 다양한 주류 문화가 선보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순당은 최근 젊은 층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2022년에는 유명 유튜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배우 허성태 씨를 모델로 삼고 유튜브 광고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와인 사업에도 진심이다. 국산당은 2003년 해태앤컴퍼니(구 해태산업)를 인수, 우리 술의 세계 시장 진출에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주류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한편, 현재 300종 이상의 와인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국순당은 각국의 양조 명문가와 협업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와인 브랜드와 양조 기술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0년 전통의 이탈리아 ‘네스토레 보스코’ 와인을 독점 론칭했다. 또 스페인 프리미엄 까바 ‘후베 깜프스’를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우리 전통주를 친숙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은 지속할 계획”이라며 “컬래버 등도 지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