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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투플’ 소고기·로봇이 농사도 ‘척척’ [푸드테크 전성시대②]


입력 2024.02.29 06:00 수정 2024.02.29 06:00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국내 푸드테크 시장 3600억 달러로 성장

푸드테크, 코로나19·기후위기 맞아 전성기

K푸드테크 기업 글로벌 시장서 두각 나타내

정부 뒷받침 必…27년까지 유니콘기업 30곳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푸드테크 엑스포에 참가한 미래 대체식품 업계관계자들이 각사를 대표하는 대체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기름이 적어 퍽퍽한 2등급 한우가 이틀 숙성으로 1++등급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힘을 들이거나 허리를 굽혀서 농사를 짓지 않는 세상이 찾아왔다. 푸드테크(Food Tech) 전성시대에 우리 식탁은 어떻게 바뀔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해 발간한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매년 평균 6~8%씩 성장해 2025년까지 36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61조원으로 추정한다. 식품과 외식, 유통 등 전체 식품산업의 10.7%에 달한다. 2017년부터 매년 3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식품산업에 신기술을 적용한 푸드테크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 관련 사업을 총칭하는 용어인 만큼 범위가 넓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가뭄, 폭염, 한파 등 예측 불가의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애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농업·푸드테크 관련 글로벌 투자액은 2020년 261억 달러에서 2021년 517억 달러로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앞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자 투자가 쏠린 곳은 온라인 식료품 판매 및 배달 부문이다. 애그펀더는 해당 분야 투자액이 2020년 51억 달러에서 2021년 185억 달러로 3배 넘게 상승했다. 전체 농업·푸드테크 관련 투자의 3분에 1에 달한다.


푸드테크 시장이 성장할수록 대체 식품이 주목받는다. 특히 동식물 세포를 활용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기술이 떠오른다.


미국 컨설팅 업체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세계 배양육 시장 규모가 2030년에 2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 뷰 리서치도 배양육 산업은 2022년 기준 2억47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팜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커진 수출·수주액 2억9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비닐하우스에 ICT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을 넘어 자동 급수 장치와 인공 태양광 등을 활용하는 ‘밀폐형 스마트팜’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우등지팜은 토마토 재배·유통법인으로 자동화 비닐온실 등 스마트팜 체계를 구축했다. ⓒ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우리나라에도 스마트팜 종합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우듬지팜이 그중 하나다. 첨단 반 밀폐형 스마트팜 관련 자체 기술을 갖춘 국내 대표 스마트팜 종합 기업이다.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스테비아 토마토 시장 1위 브랜드 ‘토망고’, 고도화된 한국형 스마트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국내 푸드테크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드러냈다.


특히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받은 탑테이블(Top Table)의 4D 푸드 프린팅 맞춤 영양 제공시스템이 두각을 보였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질감·크기·영양성분 등을 조절해 맞춤형 식품을 만들 수 있다.


공기 주입식 스마트팜(Airfarm)을 선보인 미드바르(Midbar)도 최고혁신상을 받으며 훌륭한 사례를 나타냈다. 에어팜은 생활 환경 습기를 활용해 연중 식물 재배가 가능한 기술이다. 식량안보 위기 속 토경 대비 농업용수를 99%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23농업과학기술 성과공유대회에서 맛과 풍미를 높여주는 한우 숙성기술 시연행사가 진행 중이다. ⓒ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농촌진흥청도 지난해 ‘2023년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에서 눈여겨볼 푸드테크 기술을 소개했다. 이 중 한우 숙성 기술은 라디오파를 활용해 효소 반응을 촉진하고 숙성 기간을 3주에서 48시간으로 단축했다.


또 농진청이 개발한 제초 로봇은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RTK-GNSS)을 사용해 사전에 작업 경로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 주행하며 제초한다. 장애물이 있으면 영상 장치나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인식하고 제거한 후 작업을 재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다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30개 육성과 푸드테크 수출액 2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 밖에도 1000억원 규모 푸드테크 전용 기금을 조성하고, 푸드테크 융복합 인재 3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전에 위치한 한 푸드테크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푸드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기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을 지속해서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 길 먼 ‘K푸드테크’…정부 지원 뒷받침 돼야 [푸드테크 전성시대③]에서 계속됩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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