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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적금을 붓지”…낸 만큼 돌려받는 미래세대 新연금 [세대분리 연금개혁안②]


입력 2024.02.29 07:00 수정 2024.02.29 16:16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2006년생 이후부터 ‘기대수익비 1’

“투자 창구 늘어 …수익률 높은 채널에 맡기는 게 이익”

KDI “ 이자율, 5% 복리 목표, 손해 보는 제도 아냐”

지난달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으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전체 적립 기금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섰으며 역대 최고수치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수치는 다음 달 최종 집계를 마치고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은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뉴시스

“낸 만큼만 돌려받는다면 과연 미래 세대가 국민연금을 받는 의미가 있을까. 현재 국민연금제도를 미뤄 봤을 땐 낸 만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발표한 연금개혁안에 대해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김 아무개(24) 씨는 이같이 우려했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로는 기금 고갈이 불가피해지자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신(新)연금’ 제안이 나왔다. 현재까지 쌓은 국민연금이 2054년 소진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래 세대도 납부한 보험료를 받게 하자는 취지다.


KDI는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위해 구세대와 신세대를 분리하는 ‘신연금’ 방식을 제안했다. 신연금 방식은 미래 세대에게 ‘기대수익비 1’을 보장하는 완전적립식이다. 기대수익비가 1이면 낸 만큼 돌려받는다는 의미다. 1보다 크면 낸 금액보다 더 많이, 작으면 덜 받게 되는 방식이다.


KDI의 신연금 방식을 적용하면 1960년대생 기대수익비는 2를 넘는다. 1974년생 기대수익비는 1.5 내외다. 2006년생 이후 세대부터는 기대수익비가 1이 된다.


또 개혁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는 구(舊)연금 계정으로 분리된다. 구연금은 적립금이 쌓이지 않아 재정부족분(미적립 충당금)이 발생하게 되는 위험 부담이 있다. KDI는 이를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신연금 제도를 두고 낸 만큼 돌려받는다면 사적보험과 다를 바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방식으로 투자했을 때 더 큰 수익률을 내기 때문에 국민연금제도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전 아무개(31) 씨는 “윗세대가 국민연금을 낸 이유가 낸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아서인데, 낸 만큼 돌려받는다면 국민연금을 드는 이유가 있을까”라며 “요즘 사회는 주식, 코인 등 이윤을 볼 수 있는 투자 창구가 많아졌다. 차라리 수익률이 더 높은 채널에 자산을 맡기는 게 이익”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신승룡 KDI 연구위원은 “기존 4.5%였던 국민연금 이자율을 5% 복리 목표로 설정하면 결코 손해를 보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본인의 자유를 원한 투자의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은 (국민연금)폐지를 주장할 수 있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의무적 저축으로 공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수 국가의 경험으로 볼 때, 노후 소득을 전적으로 개인 자발적 저축에 의존할 경우, 일부 고령층 노후 소득은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구연금 재정부족분 609조원(올해 기준)을 국민 세금인 일반재정으로 충당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반발 가능성이 남는다. 일각에선 결국 낸 만큼 받기 위해 미리 세금으로 충당하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연구위원은 “국민부담을 최소화한 수치”라며 “국민개혁이 늦춰질수록 충당해야 하는 금액은 점점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609조원이 당장은 커 보이지만 이는 개혁안이 잘못된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라며 “개혁안에 대해 반발을 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하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위원장은 “청년 세대나 신규 가입자부터 새로운 연금제도를 적용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청년 세대에게 좋은 지 안 좋은 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퀘스쳔마크”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충당할 연금 부채가 609조원인데, 실제로는 2000조원이 넘는 걸로 안다”며 “지금 정부 재정이 적자인 상태에서 수지 비용도 못 맞추고 있는데 낼 수 있겠냐. 현재로선 재정부족분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 김 위원장은 “당장 할 것은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것”이라며 “2025년부터 0.6%포인트(p)씩 올리다가 기금운용수익률이 괜찮으면 14%, 15%에서도 인상을 중단할 수 있고, 수익률이 낮으면 보험료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일본·스웨덴으로 본 성공적 해외 사례는 [세대분리 연금개혁안③]에서 계속됩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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