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한 경찰관이 동성 커플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경찰관은 살해된 한 명과 전 연인관계였다. 커플의 시신은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180km 떨어진 번고니아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찰관 라마레 콘돈(28)이 동성 커플 제시 베어드(26)와 루크 데이비스(29)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23일 체포됐다.
B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19일 콘돈은 시드니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총기로 베어드의 자택을 찾아가 베어드와 그의 동성 연인 데이비스를 사살했다. 그리고 콘돈은 흰색 밴 차량을 렌트해 시신을 서핑보드 백에 담아 차량에 실었다.
이후 21일 한 여성 지인과 함께 시드니 남쪽에 위치한 번고니아를 향했다. 콘돈은 그곳에서 그라인더와 자물쇠를 구매한 후 지인을 한 시골 대문에 두고 한 농가로 이동해 시신을 처리했다.
다음날 이른 새벽 콘돈은 번고니아를 떠나 시드니 동북부에 위치한 뉴캐슬로 향했고 흰색 밴 차량을 청소한 후 뉴캐슬을 떠나 시드니 남쪽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용의자가 한 서핑보드 백을 흰색 밴 차량에 옮기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고 21일 베어드의 자택으로부터 약 30km 떨어진 곳에서 혈흔이 묻은 소지품 등을 발견했다.
23일 경찰이 확보된 CCTV 영상과 소지품 등을 통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자 콘돈은 스스로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콘돈은 앞서 말한 치밀한 증거 인멸 계획과 경찰의 심문에 함구하며 경찰 수사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결국 경찰은 27일 오후 콘돈을 설득한 후 시체 수색에 도움을 받아 번고니아 마을 한 농가 울타리 밑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고 피살된 베어드와 데이비스의 시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베어드는 지난 12월까지 방송된 '네트워크 10'의 진행자이며 데이비스는 콴타스항공의 승무원이다. 콘돈은 경찰관이 되기 전에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 스타일스, 마일리 사이러스 등 스타들을 만났던 유명 블로거로 활동했었다.
해당 사건이 보도되자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이들의 죽음을 "끔찍한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추모했다. '네트워크 10' 프로그램 측은 SNS 성명을 통해 "네트워크 10의 가족은 제시과 파트너 데이비스의 살인 사건으로 흔들렸고 우리는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