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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규號 코리안리 'K-금융' 숨은 강자 '내공'


입력 2024.03.06 06:00 수정 2024.03.06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지난해 해외수재 비중 40% 넘어

원 사장의 글로벌 시장 개척 '과실'

금융당국 기조 맞물려 성장 '탄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코리안리재보험

코리안리재보험이 지난해 거둔 보험료 매출 가운데 거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 어떤 금융사들보다도 높은 수치로, 코리안리가 이른바 K-금융의 숨은 강자로 조용히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원종규 사장이 꾸준히 추진해 온 글로벌 시장 개척이 확실한 과실로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금융의 미래 먹거리로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당국의 기조와 맞물려 코리안리의 성장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지난해 수취보험료에서 해외수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40.2%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해 초부터 보험업계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했을 때 해외 비중이 더 높아지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새로운 제도에서 코리안리의 글로벌 사업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리안리의 해외수재 비율을 IFRS17 이전 회계기준으로 환산하면 31.5%로, 지금은 이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코리안리의 이처럼 높은 해외 비즈니스 비중은 국내 금융사에서 비슷한 사례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해외수익 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평균 6.3%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로 봐도 코리안리의 해외 사업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지역별 해외수재 비중은 ▲아시아 46.2% ▲미주 27.9% ▲유럽 21.2% 등을 기록했다. 코리안리 측은 "오랜 인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아시아 지역의 비중 높으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 실적 시현을 위해 비(非)아시아 지역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토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측면도 눈길을 끄는 포인트다. 코리안리의 수재보험료는 2022년 기준 세계 재보험사들 중 13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톱10 진입을 두고 금융 선진국 재보험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리안리의 해외 사업 광폭행보에는 원 사장의 전략적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정체기를 맞은 국내 보험 시장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비교적 최근 사례를 보면 2020년 1월에는 아시아 최대 보험 시장인 중국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상하이 지점을 설립했다. 앞서 1997년에 설립한 베이징 사무소에 이은 두 번째 중국 거점이다. 또 같은 해 2월에는 콜롬비아 보고타 주재 사무소 설립 인허가를 획득하며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놨다.


원 사장의 적극적인 확장에 힘입어 현재 코리안리의 해외 진출 거점은 총 11곳에 달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와 홍콩,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 등 4곳에는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지점은 싱가포르와 두바이, 말레이시아 라부안, 중국 상하이 등 4곳이다.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콜롬비아 보고타 등 3곳에는 주재 사무소를 뒀다.


코리안리의 이런 글로벌 비즈니스 활성화는 우리 금융권을 향한 정부의 정책적인 주문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기획한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원 사장이 동행하며 코리안리의 해외 성과는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원 사장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권 공동개최 해외 IR 행사에 참여해 시장의 전망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이 행사는 금감원과 코리안리를 비롯한 6개 금융사가 공동으로 참여, 국내 금융사의 해외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기획됐다.


당시 원 사장은 재보험 시장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 "수급 불일치 현상 심화로 재보험 요율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공동재보험에 대해서는 "IFRS17 도입 등 변동성 심화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재보험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당사의 세 번째 해외 거점이 설립된 지역으로, 이와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국내 시장의 포화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해 온 해외 진출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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