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4일 직원들에게 '한시적 무급휴가 허용' 공문 전달
"병원 상황과 개인 사정 고려해 정상진료까지 자율적 무급휴가 사용"
서울대병원, 병동 간호사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 시행
대한간호협회 "수술 하지 못해 인력 남다 보니 무급휴가 강제 사례 잇따라"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이어지며 진료·수술이 축소되고 환자 수가 줄어들자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 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 무급휴가가 도입되는 분위기다.
지난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전날 직원들에게 한시적인 무급 휴가를 허용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병원은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 중 희망자는 1일 단위로 1개월 이내 한시적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한시적 무급 휴가에 대한 직원들 문의가 많아 현재 병원 상황과 개인 사정을 고려해 정상 진료 시까지 자율적으로 무급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전날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 시행을 공지했다.
병원 측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며 일부 병상이 축소됐고, 이에 희망자에 한해 이 같은 내용의 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며 "아직 휴가에 들어간 근무자는 없다"고 전했다.
경희의료원도 병동에서 근무하던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전날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희의료원 노동조합 측은 "의사 외 직군은 모두 1주일 단위의 무급 휴가 신청이 가능하다고 안내됐다"고 설명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는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하지 못해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휴가 강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휴가를 쓰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부서 지원인력으로 보내겠다고 들은 간호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의료 공백이 커지고 병상이 더 많이 비면서 이미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을 강요하는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술이 축소되고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는 부서는 연차 사용을 강요당하거나 타 부서를 도와야 하는 반면, 전공의 대체 업무가 더해진 부서는 오히려 연차 사용이 금지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인한 환자와 수입 감소는 병원에 그 책임이 있으므로 무급휴가를 장려할 게 아니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