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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총선, 중도 우파 승리…과반 의석엔 실패


입력 2024.03.11 15:16 수정 2024.03.11 15:23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다급한 원내 1당·2당 대표, 앞다퉈 극우 정당 '셰가 품기'

포르투갈 총선이 치러진 10일(현지시간) 안드레 벤투라(가운데) 셰가 대표가 리스본에 위치한 당사에 웃으며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루투갈 총선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승리했으나 과반 의석 달성에는 실패했다. 극우성향 셰가(Chega)의 행보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회민주당은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약 30%를 확보해 아슬아슬하게 원내 1당에 올랐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은 약 29%를 기록하며 사회민주당을 바짝 추격했다. 셰가는 1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원내 3당에 안착했다. 득표율대로라면 사회민주당은 230석 중 79석을, 사회당은 77석을 가져갈 전망이다. 셰가는 48석을 차지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기성 정당인 사회민주당과 사회당이 모두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면서 셰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18%의 득표율을 받은 셰가”이라고 분석했다.


이원집정부제를 택하고 있는 포르투갈에서는 의회에서 추대된 총리가 국정 운영을 주도한다. 총리는 보통 총선에서 승리한 원내 1당이 배출하지만,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으면 정당들이 연합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도 한다. 문제는 연립정부 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셰가가 기성 정당들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포르투갈의 총선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이 부패스캔들에 휘말리며 올해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또 선거 직전에는 사회민주당의 핵심 당직자가 뇌물 스캔들로 사임하는 일이 벌어져 포르투갈 시민들은 기성 정당들의 부정부패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셰가는 전직 축구해설자이자 정치인인 앙드레 벤투라가 2019년 창당한 정당이다. 셰가는 ‘이제 그만’이라는 뜻으로 벤투라 대표는 이것이 기성 정치에 던지는 메세지라고 설명했다. 이 정당은 수십 년간 정권을 번갈아 잡은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에 지친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며 점차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벤투라 대표는 선거 운동 내내 “이번 선거로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며 “나는 부패에 반대하고 정실주의에 반대하는 급진주의자”라고 강조했다.


원내 1당이된 사회민주당은 그런 벤투라 대표의 눈치를 보고 있다. 2당을 차지한 사회당의 페드로 누노 산토스 대표가 선거 직후 패배를 인정하며 사회민주당 주도의 정부 구성을 사실상 인정했지만, 셰가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벤투라 대표가 그동안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선동 등 실언을 많이 한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셰가가 도움을 준다면 우파 진영이 안정적으로 집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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